자본시장 개혁 공약 발표
R&D 예산 확대 계획도
‘경제 대통령’ 이미지 굳히기
개인투자자·중도층에 구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는 21일 ‘코스피 5000시대’ 실현을 약속하며 소액주주 권리 보장을 한층 강화한 상법 개정안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윤석열 정부가 축소한 연구·개발(R&D) 예산을 대폭 확대해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주말 첫 순회경선에서 90%에 가까운 득표율을 얻으며 대세론을 굳힌 이 후보는 자본시장 개혁 공약을 발표하며 ‘경제 대통령’ 이미지 굳히기에 나섰다.
이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회복과 성장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해 주가지수 5000시대를 열겠다”며 주식시장 활성화 공약을 발표했다. 그는 “국민 대부분의 자산이 부동산인 현실을 바꿔야 한다”며 “자본시장을 매력적인 투자처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그러면서 정부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후 국회 재표결에서 폐기된 상법 개정안을 재추진하겠다고 했다. 그는 “불투명한 기업지배구조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고질적인 원인”이라며 기존 상법 개정안에 집중투표제와 감사위원 분리선출 내용을 포함하겠다고 했다. 주가조작 세력에 대한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쪼개기 상장’ 시 신주 우선 배정, 자사주 소각 제도화 등도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 후보는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주식시장 활성화 간담회에서도 스스로를 ‘휴면 개미’라고 칭하며 상법 개정 의지를 강조했다. 그는 “‘국장 탈출은 지능순’이라는 황당한 말까지 생길 정도”라며 “(상법 개정을) 최대한 빠른 시간 내 다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상법 개정에 반대하고 있는 재계를 향해선 “집안에서 혜택 보고 규칙 안 지켜 부당한 이익 얻으면서 어떻게 세계적 기업과 경쟁을 하겠다는 것이냐”며 “힘 있는 특정 소수의 저항”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행보는 1400만명에 달하는 개인투자자와 중도층 표심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본선 진출이 사실상 확정된 만큼 경제 대통령 이미지를 굳혀 외연 확장을 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후보는 2022년 대선에서도 코스피 5000시대를 공언하며 국내 주식시장 저평가 해소·소액주주 보호를 주장한 바 있다.
이 후보는 이날 과학기술의날을 맞아 R&D 예산 확대 등 관련 분야 정책 공약도 함께 발표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의 R&D 축소는 국가 미래를 스스로 거부한 셈”이라며 AI, 반도체, 2차전지, 바이오·백신, 수소, 미래차 등 전략 기술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다른 경선 후보들도 정책 행보를 이어갔다. 1·2차 경선 합산 득표율 5.27%로 2위를 기록한 김동연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한국여성정치연구소가 주최한 ‘모두의 성평등, 다시 만난 세계’ 집담회에 참석했다. 경선에서 유일하게 성평등·여성 정책을 전면에 내세우며 여성 유권자층 공략에 나선 모양새다.
누적 득표율 5.17%로 3위를 기록 중인 김경수 후보는 국회에서 정치·외교·안보 분야 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청 폐지, 통일부의 평화·협력부 전환, 전 국민 중위소득 40%의 최저 소득 보장 등을 공약했다. 대선 결선투표제와 연합공천제 도입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