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 통영 바다를 배경으로 경북 칠곡군 할매 래퍼그룹 ‘수니와 칠공주’ 멤버들이 해양관광 캠페인 홍보 영상을 촬영하고 있다. 칠곡군 제공
경북 칠곡 할매 래퍼그룹 ‘수니와칠공주’가 바다를 주제로 한 해양관광 특화 캠페인 영상에 주인공으로 출연했다. 지난 3월 새로운 멤버를 영입한 뒤 첫 공식행보다.
칠곡군은 수니와칠공주가 주인공으로 출연하는 해양관광 캠페인 영상이 22일 오전 한국관광공사 유튜브 채널 등에 공개됐다고 이날 밝혔다. 해당 영상은 정부 옥외광고 매체 등을 통해서도 차례로 공개된다.
이번 캠페인은 연안과 어촌의 관광 자원을 발굴하고 국내 여행을 활성화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해양수산부가 처음으로 협업한 해양관광 특화 캠페인이다. ‘파도 파도 끝없는’이라는 표어 아래 다양한 지역 행사와 관광 혜택도 연계된다.
영상에서 할머니들은 통영 부두를 무대 삼아 랩을 펼친다. “바다로 떠나자” “명태포 아니고, 황태포도 아니고∼ 바다 가는 엑스포” 등과 같은 가사를 랩으로 풀어내며 관광객들과 웃음을 나눴다. 또 아프리카 출신 래퍼 온유(ONYOU)와 함께 합동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넷플릭스 ‘국물의 바다–통영 편’에 출연한 이상희 셰프가 차려준 도미찜과 생선회를 맛보는 장면도 있다.
수니와칠공주에게 이번 무대는 ‘완전체’ 복귀였다. 지난해 10월 원년 멤버였던 서무석 할머니가 별세하면서 수니와칠공주의 공식일정은 없었다. 이후 지난 3월 새 멤버를 뽑는 공개오디션을 열었고, 이 오디션에서 이선화 할머니(77)가 서 할머니의 마이크를 이어받게 됐다.

경남 통영 바다를 배경으로 경북 칠곡군 할매 래퍼그룹 ‘수니와 칠공주’ 멤버들이 해양관광 캠페인 홍보 영상을 촬영하고 있다. 칠곡군 제공
이필선 할머니(84)는 “20대 이후 처음 바다를 다시 보니 너무 행복하고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았다”며 “돌아가신 우리 영감도 이런 데를 한 번 봤으면 좋았을 걸 싶었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유진호 한국관광공사 관광콘텐츠전략본부장은 “할머니들은 단순한 출연자가 아니라 이번 캠페인의 메시지 그 자체이며, 세대를 넘는 공감과 진정성이 영상에 고스란히 담겼다”며 “이번 캠페인을 통해 모든 국민이 ‘파도 파도 끝없는 해양관광의 매력’에 빠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재욱 칠곡군수도 “어르신들이 바다를 알리는 일에 앞장서 주셔서 자랑스럽다”며 “앞으로도 수니와칠공주 활동에 많은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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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니와칠공주는 2023년 8월 칠곡군 지천면에 사는 할머니들이 결성한 8인조 그룹이다. 성인문해교육을 통해 뒤늦게 한글을 깨치고 랩에 도전했다. 그룹 구성원 평균연령은 85세다.
할머니들은 인생의 애환이 담겨 있는 직접 쓴 시로 랩 가사를 만들어 인기를 얻었다. 세계 3대 국제 뉴스 통신사로 꼽히는 로이터와 AP, 중국 관영 중앙TV(CCTV), 일본 공영방송인 NHK 등도 할머니들을 취재했다. 대기업 광고와 국가보훈부·국무총리실 등 정부 정책 홍보 영상에도 출연했다.

경남 통영 바다를 배경으로 경북 칠곡군 할매 래퍼그룹 ‘수니와 칠공주’ 멤버들이 해양관광 캠페인 홍보 영상을 촬영하고 있다. 칠곡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