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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다움의 공동체’라는 전제

[김월회의 아로새김]‘인간다움의 공동체’라는 전제

전근대 시기 유학자들은 인문, 그러니까 ‘인간다움의 무늬’를 사유할 때면 인간과 동물의 같고 다름을 비교하는 수법을 썼다. 공자 이후 유학의 양대 산맥이었던 맹자와 순자도 그러했다.

흥미롭게도 이 둘은 모두 인간과 동물 사이에는 별 차이가 없다고 봤다. 맹자는 그 차이가 매우 작다고 표현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그 작은 차이 덕분에 인간은 동물과 구분되며 인간으로서 우뚝 서게 됐다고 한다. 그 작은 차이가 바로 도덕이다. 순자는 인간이나 동물 모두 기로 이뤄져 있고 생명과 앎의 능력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나, 인간만이 의로움을 지니기에 사회를 일구며 인간답게 살게 된다고 보았다. 역시 도덕을 인간과 동물을 가르는 핵심으로 본 것이다.

따라서 도덕적이지 못하면 인간이 아니게 된다. 단지 짐승일 따름이게 되는데 이때 짐승은 ‘비인간’을 뜻한다. 옛사람들이 인간을 짐승이라고 칭할 때는 인간 축에 끼지 못하는 존재라는 뜻으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맹자나 순자의 견해에 기대면 비인간 존재는 인간 사회의 어엿한 구성원이 될 수 없다. 인간 사회란 다름 아닌 인간다운 인간들의 공동체이기에 비인간이 끼지 못함은 당연하다. 물론 비인간 존재도 인간 사회에 함께 있을 수는 있다. 소나 개, 닭 같은 동물이 인간 사회에서 함께 살아가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고 그들이 인간 사회의 어엿한 구성원인 것은 아니다. 투표한다고 할 때 개나 고양이도 한 표를 행사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맹자나 순자가 말하는 인간을 인간답게 해주는 근거인 의로움 등의 도덕은 오늘날 민주사회로 치자면 국민에게 요구되는 민주적 제 가치다. 모든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대신 국민은 민주적 제 가치를 익히고 이에 따를 의무를 진다. 좌우의 이념 투쟁이나 여야의 진영 경쟁도 이러한 기본 전제를 지킨다는 대전제 아래 비로소 정당화된다.

게다가 우리가 구현하고 빚어갈 사회가 인간다운 사회여야 한다는 점은 부연 설명이 필요 없다. 인간 사회는 누가 뭐라 해도 인간다움의 공동체여야 함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민주 헌정 질서를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훼손하며 스스로를 인간 범주에서 이탈시킨 이들의 목소리를 인간의 목소리와 대등하게 다룰 수는 없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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