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방암 진단 및 치료 후 체중이 늘면 심혈관질환 위험도 커질 수 있다. 게티이미지
유방암 진단을 받은 뒤 체중이 늘면 심근경색·뇌졸중 등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반대로 체중이 줄면 위험이 감소하므로 심장 건강을 위해선 꾸준한 체중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신동욱 교수, 숭실대 통계학과 한경도 교수,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정원영 박사 연구팀은 유방암 환자의 암 진단 전후 체중 변화에 따른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을 분석해 국제학술지 ‘유방암 연구와 치료(Breast Cancer Research and Treatment)’ 등에 발표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진은 2010~2016년 유방암 치료를 마친 환자 약 4만3000명의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활용해 약 4.7년간 추적 관찰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유방암 치료를 받으면 호르몬 치료제인 타목시펜 등을 복용하고 신체 활동량이 감소하는 등의 이유로 환자 중 상당수가 체중이 증가했다. 연구진은 환자들을 유방암 진단 전후 체중 변화량에 따라 대폭(10% 이상) 감소군, 중등도(5~10%) 감소군, 유지(±5%)군, 중등도(5~10%) 증가군, 대폭(10% 이상) 증가군으로 나눠 분석했다. 연구 결과, 환자 중 11%는 진단 전에 비해 체중이 중등도(5~10%) 증가 양상을 보였고, 4%는 체중이 대폭(1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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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 대폭 증가군은 유지군에 비해 전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66% 높게 나타났다. 심근경색과 뇌졸중 위험은 각각 83% 더 상승했다. 심부전은 환자의 체중이 5~10% 늘어날 때 발병 위험은 59%, 10% 이상 늘어나면 85% 높아졌다. 또한 환자가 진단 전후 비만(체질량지수 25 이상) 상태라면 50세 미만의 젊은 연령대일수록 체중이 늘어난 데 따른 영향도 더 크게 나타났다. 진단 전후 비만이었던 50세 미만 환자는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심혈관질환 위험이 258%나 높았다.
연구진은 환자들이 항암·호르몬 치료 등으로 체중이 증가하는 경우가 많은데, 유방암 재발 및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줄이려면 체중 관리가 중요하다는 점이 규명됐다고 밝혔다. 신동욱 교수는 “식사 조절과 중등도 이상의 운동을 통해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미국 등의 국가에서는 최근 암환자들의 심혈관 건강을 관리하기 위한 심장종양학 프로그램이 생겨나고 있다. 한국도 암 치료와 더불어 심혈관 건강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