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셩쿤 주우크라이나 중국 대사. 위키피디아
중국인 용병과 중국업체가 러시아에 군사지원을 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우크라이나 정부가 자국에 주재하고 있는 중국 대사를 초치하고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우크라이나 외교부는 22일(현지시간) 텔레그램에 낸 성명에서 마셩쿤 주우크라이나 중국 대사를 초치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외교부에 따르면 예우헨 페레비니스 우크라이나 외무차관은 이날 마 대사에게 “중국 국민이 러시아 편에 서서 전투에 참여한 사실과 중국 업체가 러시아 군수 물자 생산에 관여한 정황은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킨다”며 “이는 우크라이나와 중국 간의 동반관계 정신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외교부는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이 수집한 관련 증거를 중국에 전달했다”며 “페레비니스 차관은 중국에 러시아의 침략을 지원하는 일을 중단하는 조처를 해달라고 촉구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중국 측은 자국민이나 업체가 러시아를 지원한 적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했다고 우크라이나 외교부는 전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외교부는 “우크라이나가 중국과의 전략적 동반관계를 소중히 여기고 있다. 양국 관계에 해가 될 수 있는 조치를 중국이 앞으로 자제해줄 것을 기대한다”는 페레비니스 차관의 메시지를 전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9일 자국 동부 도네츠크에서 러시아군의 일원으로 싸우던 중국인 두 명을 생포했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한 중국인 최소 155명의 정보를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8일 중국 업체들이 러시아의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 생산에 관여했다고도 밝혔다.
중국은 우크라이나가 제기한 의혹을 모두 부인하고 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9일 중국 정부는 오히려 자국민에게 전쟁 지역 진입을 피할 것을 권고했다고 해명했다. 중국 외교부는 무기 공급 의혹과 관련해선 “근거 없는 주장에 강하게 반대한다”며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당사국 어느 쪽에도 살상 무기를 제공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의 중국 대사 초치는 최근 북한이 러시아에 병사·무기 지원을 했다는 사실이 속속 확인된 데 더해 중국도 러시아에 본격적으로 군사지원을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상황에서 이뤄졌다. 러시아는 올해 들어 중국 소셜미디어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할 용병을 모집한다는 광고를 적극적으로 올리기도 했다.
우크라이나와 중국은 당초 군사·외교 분야에서 협력하며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다. 2021년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서방 40개국이 ‘신장지역 인권상황 공동성명’ 연서를 발표했을 당시 우크라이나는 중국과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강조하며 성명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을 정도다. 양국은 2022년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을 기점으로 사이가 멀어졌다. 중국은 같은 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에 기권 의사를 밝혔고, 이 결의안은 채택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