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모빌리티 산업 육성에 초점 맞춘 공약
한강 노벨상 수상 기념관 설립 특별법 추진
윤석열, 지난 대선서 10%대 지지율로 선전
“전폭적인 투자로 90% 이상 득표율 얻어야”

이재명(오른쪽부터)·김경수·김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 18일 서울 상암동 MBC에서 열린 TV토론회에서 각오를 다지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이 23일 인공지능(AI) 국가 시범도시 조성을 골자로 한 광주 지역 대선 공약을 사실상 확정했다. 광주 출신 소설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관 건립에 관한 특별법 제정도 추진한다.
경향신문이 이날 입수한 민주당 정책위원회 ‘광주광역시 지역 공약’ 자료에 따르면 민주당은 우선 광주에 인공지능전환(AX) 실증 밸리와 연계한 초거대 AI 컴퓨팅센터를 설립하는 안을 공약으로 채택했다. 국가 AI컴퓨팅 인프라 구축에 10조원을, 글로벌 AX 실증 밸리 조성에 9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겠다고 했다.
AI기본법을 통해 정부 주도로 AI산업진흥원을 설립하고 AI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양자·휴머노이드 테크산업 기반 구축, 광주-대구 분산에너지고속도로 추진 등도 포함했다.
광주 모빌리티 산업 육성도 강조했다. 정책위는 “광주 경제 중심인 자동차 산업의 미래차 전환에 대응하기 위해 지역 기업 특성을 고려한 부품산업 육성과 생태계 조성을 모색해야 한다”며 AI·모빌리티 융합 ‘메가샌드박스’ 시범 신도시 조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를 위해 1조8000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1조4000억원 규모의 미래 AI·모빌리티 판기술 클러스터 조성도 공약으로 제시할 계획이다.
정책위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 3.0시대’를 공약으로 내걸고 이를 위해 국립 문화시설 유치와 공공기관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립 현대미술관과 대한민국 역사박물관 광주관 유치, 한국예술종합학교 광주캠퍼스 설치와 국악 진흥을 위한 ‘포스트 뮤직 아레나’ 건립을 제안했다.
특히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생 수상작 <소년이 온다>의 주요 배경인 5·18 광주민주화운동 주요 사적지 보존과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집권 시 국립 망월동 5·18민주공원 조성 사업과 가칭 ‘세계 문학의 집’이라는 이름의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관 건립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자는 공약도 담았다. 기념관 건립에는 1000억원 규모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봤다.
정책위는 “광주 민·군 공항 통합 이전을 통한 서남권 관문 공항을 조성해 지역 간 균형 발전을 촉진하고 지방 소멸 위기 극복과 교통과 물류를 통합하는 핵심 거점을 마련하겠다”는 내용도 공약 보고서에 명시했다. 광주 수자원 의존도와 수질 문제 극복을 위해 영산강과 광주천 수변 활력도시 조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정책위는 최근 광주시당 등과 의견을 교환해 공약 최종안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이 대규모 투자를 약속한 배경엔 전통적 지지층이 모여 있는 광주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둬 전체 격차를 넓히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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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는 지난 대선에서 전국에서 가장 높은 81.5%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84.82%의 득표율을,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12.72%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당시 윤 후보는 험지인 광주에서 10%대의 득표율을 얻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광주 지역구 한 의원은 통화에서 “이번엔 90% 이상의 득표율을 받아야 하지 않겠는가”라며 “전폭적인 투자를 통해 더는 ‘호남 홀대론’이 제기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