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1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자택 앞에서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정효진 기자
정치브로커 명태균씨의 불법 여론조사 및 공천 개입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이른 시일 내 검찰에 출석해 조사받으라는 의견을 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여사는 2022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와 지방선거, 지난해 국회의원 선거 등에서 국민의힘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여사 측은 조사 규모 등을 고려해 출석 여부와 시기 등을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23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지난 22일 김 여사 측 변호인을 불러 김 여사의 출석 조사 필요성 등을 전달하면서 “최대한 빨리 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 여사는 지난 21일 오후 검찰에 변호인 선임계를 제출했다.
검찰은 지난 2월 김 여사 측에 소환 조사 필요성을 전한 데 이어 22일 정식 선임된 변호인에게 ‘빠른 소환 조사’를 요구하면서 사실상 검찰이 6·3 대선 전에 김 여사를 조사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검찰은 아직 김 여사 측에 구체적인 소환 날짜까지 통보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 측은 적용 혐의, 조사 내용과 분량 등을 고려해 출석 여부부터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전직 대통령의 배우자란 점을 고려해 검찰 조사는 한 차례로 마쳐야 한다고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는 2022년 20대 대선을 앞두고 명씨로부터 여론조사 결과를 받고 그 대가로 2022년 6월 국회의원 보궐선거 국민의힘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김 여사는 같은 날 치른 지방선거와 지난해 4월 22대 총선 등에서도 국민의힘 공천에 개입한 정황이 있다.
김 여사는 이 사건 외에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개입 의혹 재수사 사건, ‘건진법사’ 전성배씨의 ‘김 여사 선물용’ 다이아몬드 목걸이 수수 의혹 사건 등으로도 검찰 수사 선상에 올라있다. 사건마다 수사 진척도가 달라 우선 공천개입 사건으로만 소환 조사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검찰은 김 여사의 공천개입 사건과 관련한 주변인 조사도 계속 진행 중이다. 검찰은 23일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국힘 포항시장 예비후보로 나섰던 문충운 환동해연구원장을 소환 조사했다. 문 원장은 포항시장 국민의힘 당내 경선에서 김 여사가 낙점했다고 알려진 인물이다. 검찰은 최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김정재 의원, 천하람 개혁신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 김상민 전 검사 등 김 여사의 공천개입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인물들을 잇달아 불러 조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