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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보복 악순환 끊어야”…교황 ‘이·팔 평화’ 마지막 글 남겼다

기고문 공개…‘두 국가 해법’ 지지

프란치스코 교황에 건네는 마지막 인사 23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의 시신이 안치된 로마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 일반 신자들이 조문을 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에 건네는 마지막 인사 23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의 시신이 안치된 로마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 일반 신자들이 조문을 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뒤끝’ 보인 이스라엘…추모 글 SNS 게시 후 삭제

‘전쟁을 멈추고 굶주린 자들을 도우라’는 마지막 부활절 메시지를 남기고 세상을 떠난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 전 작성한 언론 기고문에서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을 끝낼 것을 호소하며 ‘두 국가 해법’에 대한 지지를 거듭 피력했다.

22일(현지시간) 영국 잡지 팔러먼트에 실린 기고문 ‘팔레스타인·이스라엘의 유혈 사태는 끝나야 한다’에서 교황은 “평화엔 전쟁보다 더 큰 용기가 필요하다”며 분쟁 종식을 역설했다.

교황은 기독교인과 유대교인, 무슬림 모두에게 신성한 땅인 예루살렘 성지가 “잔혹한 전쟁의 현장”이 된 것을 안타까워하며 “폭력과 보복의 악순환”을 끊어낼 것을 촉구했다. 교황은 “또 다른 인도주의적 재앙에 직면해 예루살렘과 중동 전체의 평화를 다시 한번 간절하게 호소한다”면서, 평화를 호소하는 것조차 때로는 “적에 대한 관대함”으로 해석되는 데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

교황은 “허상뿐인 전쟁보다 평화를 이루는 것이 훨씬 더 큰 용기”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평화와 안보, 상호 인정 속에 살아가는 두 국가 해법을 확고히 지지한다”면서 “두 민족 모두 그 땅에서 깊은 역사적·문화적·종교적 뿌리를 두고 있기에 평화롭게 살 권리가 있으며, 안보는 결코 상대방을 지배하거나 말살, 굴욕, 배제함으로써 달성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군사적 접근이나 일방주의적 결정은 겉보기로는 일시적 승리를 가져올 수 있지만, 결코 평화를 가져오진 못한다”며 “오히려 상처를 깊숙이 파고들고 증오를 심화하며 폭력의 악순환을 고착시킨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군의 무차별 살상을 비판하며 가자지구 전쟁 중단을 촉구해온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노골적으로 반감을 표시해온 이스라엘은 공식적인 추모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 공식 엑스 계정에는 지난 21일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을 추모하는 게시물이 올라왔으나 곧 삭제됐다. 삭제된 게시물에는 “프란치스코 교황, 안식하소서. 그에 대한 기억이 축복이 되게 하소서”라는 글과 함께 2014년 예루살렘을 방문한 교황이 ‘통곡의 벽’에서 기도하는 사진이 담겨 있었다.

전 세계 다른 정치 지도자들과 달리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교황 선종과 관련해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2년 재위 기간 내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에서 어느 한쪽의 정치적 입장을 옹호하는 것을 경계하면서도, ‘인간의 고통 앞에 중립은 없다’는 소신에 따라 이스라엘의 군사작전과 무차별 살상에는 단호하게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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