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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들 “새만금신공항, 갯벌 생태 위협”···람사르에 서한

도요새 무리가 수라 갯벌 위로 떼 지어 날고 있다. 오동필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장 제공

도요새 무리가 수라 갯벌 위로 떼 지어 날고 있다. 오동필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장 제공

환경단체와 학자들이 새만금신공항 건설 계획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충남 서천갯벌과 전북 수라갯벌의 생태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를 담은 공식 서한을 국제기구에 전달했다.

24일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에 따르면 최영래 미국 플로리다국제대 부교수, 고예강 오레곤대 부교수, 박태진 베이지역 환경연구소 연구원 등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편지를 람사르협약 사무국 아시아·오세아니아 담당관에게 전날 발송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새만금 신공항 부지가 서천 갯벌에서 불과 6㎞ 떨어져 있어 항공기는 저고도로 서천 갯벌의 상공을 비행해 지역 대부분에 걸쳐 교란을 크게 증가시킬 수 있다”며 “이로 인한 서식지의 질 저하는 조류의 장기적인 기피 행동을 유발하고 개체 수 감소에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같은 변화들은 멸종 위기에 처한 넓적부리도요, 붉은어깨도요, 알락꼬리마도요 등 다양한 멸종 위기 철새들에게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며 “람사르와 세계유산 등재 조건을 충족하는 서천 갯벌의 자연 가치를 훼손할 것이다”고 말했다.

문정현 신부(88)가 전북 전주시 덕진구 중동 전북지방환경청 앞에서 수라 갯벌 살리기 천막 기도소를 설치하고 ‘흘러라 강물아’라고 쓰인 글씨를 서각하고 있다. 새만금 신공항 백지화 공동행동 제공

문정현 신부(88)가 전북 전주시 덕진구 중동 전북지방환경청 앞에서 수라 갯벌 살리기 천막 기도소를 설치하고 ‘흘러라 강물아’라고 쓰인 글씨를 서각하고 있다. 새만금 신공항 백지화 공동행동 제공

이번 편지에서 이들은 국토교통부가 2025년부터 2029년까지로 추진하는 이 공항 건설은 수라갯벌이 부양하는 생물다양성과 사회경제적 활동의 비가역적인 손실을 줄 것이라고 봤다. 국토부가 2021년 제출한 ‘새만금신공항 건설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보면 이 지역에서 심각한 조류충돌 사고가 발생할 확률이 무안국제공항보다 최대 610배 높다.

이에 이들은 “람사르 사무국이 람사르협약이 정하는 ‘생태적 특성 변화 통지 및 이행 점검’ 항목에 해당해 람사르 습지 중 인간 개입으로 훼손돼 생태적 특성 변화가 있거나 예상되는 습지 목록인 ‘몽트뢰 목록’에 추가할 것을 검토해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환경단체는 내달 15일 ‘새만금국제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 취소소송’ 1심 선고를 앞두고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건설 계획 취소 촉구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사이언스지 서한의 한국어 번역본 (Korean version of the letter)

공항 계획이 한국의 갯벌을 위협한다!

대한민국 만경강 유역의 수라갯벌은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연안 매립 계획 중 하나로 부터 살아남았다. 신공항 계획이 지금 이 중요한 생태적 피난처를 위협하고 있다. 2025년부터 2029년까지로 계획된 이 공항 건설은 수라갯벌이 부양하는 생물다양성과 사회경제적 활동의 비가역적인 손실을 가져올 것이다.

수라갯벌이 위치해있는 매립 지역인 새만금은 과거에는 광활한 유역 생태계였다. 새만금은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에서 핵심 기착지로 기능했고, 매년 최소한 33만 개체의 도요물떼새를 부양했다. 그러나 간척, 매립 및 이와 관계된 각종 건설사업은 새만금의 생물다양성과 생태계 서비스를 붕괴시켰다. 이처럼 심각한 환경 위기 중에도, 수라갯벌은 여전히 멸종 위기의 동식물, 특히 철새들을 부양해 왔는데, 이 중에는 59종의 국가 법정 보호종과 27종의 지구적으로 위기에 처한 종들이 포함된다.

신공항 계획은 사회경제적 이익이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 계획은 예비타당성조사가 면제되었기 때문에 예상 이익이 환경 위험을 뛰어넘는다는 것을 보여줄 증거가 존재하지 않는다. 군산공항은 신공항 예정지에서 1.3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고 이용객 부족으로 저사용되는 곳이라, 신공항의 필요성에 대해 의구심을 갖게 한다. 게다가, 환경영향평가에서는 수라갯벌의 보존 가치가 확인되었고, 조류서식지 근처의 다른 공항과 마찬가지로 수라갯벌에서의 조류충돌이 심각한 항공 안전 위험을 야기할 수 있음이 드러났다.

한국 갯벌의 절반은 2021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었는데, 이 개발계획은 한국 갯벌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 OUV)를 국제 사회에 납득시키기 위한 대한민국 정부의 노력을 깎아내리게 될 것이다. 수라갯벌은 세계유산 구역에서 단 7km 떨어져 있다. 한국 정부는 또한 2022 UN 생물다양성 협약(COP15)에서 2030년까지 지구적 생물다양성 손실을 중단시키고 멸종위기종의 멸종을 막기 위한 긴급 행동을 취하기로 약속한 188개국 중 하나이다. 정당화될 수 없는 또 하나의 공항을 만들기 위해 수라갯벌을 희생시키는 것은 환경 보전을 약속한 한국의 결의를 의심하게 만든다.

이러한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대한민국 정부는 철저하고 독립적인 타당성, 환경영향 평가가 이루어지기 전까지 공항 계획을 멈추어야만 한다. 유네스코와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세계유산의 온전성에 대한 공항의 영향을 평가해야 한다. 과학 전문가들은 대안들을 제시하여 보존을 촉진하고, 수라갯벌의 대체불가능한 사회경제적, 생태적 가치를 드러내야 한다. 생물다양성협약 등의 기구는 궁극적으로 이와 같은 생태파괴적이고 위험한 개발 계획들을 멈출 국제법적 메커니즘을 개발해야 한다. 수라갯벌의 위중한 현 상황은, 종종 개발 우선주의에 밀려 손상되고 마는, 정부의 선의에 의지하는 주류적 보전 패러다임에 문제를 제기한다. 그리고 최근 수십년간 한국 및 전세계에서 소멸의 운명에 처해온 수많은 갯벌을 대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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