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조실장, 공직자들에 당부
“중립 위반 시 엄정 조치해야”
한, 대선 염두 잇단 행보 비판

한 대행, 산불 진화 미군 격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23일 경기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 한미연합사령부를 방문한 뒤 미 2항공여단 헬기 격납고에서 최근 산불 진화에 투입됐던 윌 마셜 대위 등 장병을 만나 격려하고 있다. 국무총리실 제공
방기선 국무조정실장은 23일 공직자들을 향해 “선거 분위기에 편승해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거나 복지부동해서 정부에 대한 신뢰를 흔드는 일이 결코 발생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정작 최고위 공직자인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는 대선 출마 가능성을 열어두며 정치권에 출마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방 실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제5차 외청장 회의에서 “새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40여일 앞으로 다가온 지금, 공직사회에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책임성과 엄정한 중립성이 요구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회의에는 경찰청 등 정부 17개 외청장이 참석했으며 인사혁신처의 ‘공직기강 확립 및 공무원 정치적 중립 확보’ 방안 등이 공유됐다.
방 실장은 6·3 대선을 앞두고 공무원들의 정치적 중립 의무 준수를 강조했다. 방 실장은 “대통령 궐위로 인한 조기 대선인 만큼 준비 기간이 짧고, 공명선거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은 상황”이라며 “직원들이 법과 원칙에 따라 흔들림 없이 행동할 수 있도록 정치적 중립 의무에 대해 교육하고, 위반 시 엄정히 조치해달라”고 당부했다.
방 실장이 보좌하는 한 권한대행은 대선 출마를 저울질하며 정치적 논쟁의 중심에 서 있다. 한 권한대행은 지난 20일 공개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며 “노코멘트”라고 말했다. 대선 출마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경기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의 한·미연합사에서 제이비어 브런슨 사령관(대장)과 양국 장병들을 만났다. 한 권한대행은 브런슨 사령관에게 앞으로도 양국 동맹 관계가 강화·발전하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고 국무총리실은 밝혔다.
한 권한대행은 미 2항공여단 헬기 격납고를 찾아 “예비역 육군 병장 군번 12168724번 한덕수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같이 갑시다”를 외쳤고 장병들은 “We go together”라고 호응했다. 오후에는 커트 캠벨 전 미국 국무부 부장관을 비롯한 미국 학계와 전직 인사 대표단을 접견했다.
- 정치 많이 본 기사
대선 출마를 위한 공직자 사퇴 시한(5월4일)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한 권한대행이 대선 출마 의지를 간접적으로 드러내며 정치권을 중심으로 비판이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등 구야권에서는 한 권한대행이 대선을 중립적으로 관리할 의무를 어기고 있다며 출마 시사를 “노욕”이라고 강하게 비판해왔다. 홍준표 국민의힘 후보는 이날 TV조선 유튜브 방송 인터뷰에서 “한 권한대행의 가장 중요한 책무는 이번 대선의 공정한 관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