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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안식을 주시길…” 교황 일반인 조문 첫날 수십만명 추모행렬

입력 2025.04.24 08:05

23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 안치된 고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추모객들이 줄을 서고 있다. EPA연합뉴스

23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 안치된 고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추모객들이 줄을 서고 있다. EPA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의 시신이 23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으로 운구되면서 사흘간 일반 신자의 조문이 시작했다.

케빈 페렐 추기경이 집전한 운구 의식에 따라 교황의 시신은 이날 오전 9시 생전 거처였던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성 베드로 대성전으로 옮겨졌다. 교황은 붉은색 제의를 입고 흰색 주교관을 쓴 채 관에 누워 있었다. 페렐 추기경은 교황의 영혼을 위한 간단한 기도로 예식을 시작했다. 그는 “이 집을 떠나면서, 주님께서 당신의 종 프란치스코 교황을 통해 그리스도인들에게 베풀어 주신 헤아릴 수 없는 선물에 감사합시다”라며 “자비와 친절로 선종하신 교황께 하늘나라에서 영원한 안식을 주시고, 교황 가족, 로마 교회, 그리고 전 세계 신자들을 천상의 희망으로 위로해 주시기를 간구합시다”라고 기도했다.

추기경단은 운구 행렬과 함께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출발해 아치형 통로와 성 베드로 광장을 지나 성 베드로 대성전 중앙문으로 향했다. 운구행렬이 성 베드로 광장에 도착하자 성인 호칭 기도와 종소리가 장엄하게 울렸다. 2만여명의 신자는 운구 행렬이 광장 한가운데를 지날 때 손뼉을 치며 교황에게 마지막 인사를 보냈다.

교황의 관은 성 베드로 대성전 한가운데에 있는 ‘고백의 제대’ 앞에 놓였다. 고백의 제대는 교황만이 사용할 수 있는 성당의 주제대로, 교황이 미사를 집전하던 장소다. 고백의 제대 위로 베드로 성인의 무덤 위치를 알리기 위해 만들어진 청동 구조물 발다키노(천개·天蓋)가, 그 아래 초대 교회의 수장인 베드로 성인의 무덤이 자리하고 있다.

오전 11시부터 일반 신자의 조문이 시작됐다. 교황의 시신은 목제 받침대 위에 비스듬히 누운 자세로 공개됐다. 과거 교황들은 허리 높이의 관대 위에 안치됐으나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를 원치 않았다. 항상 낮은 자세로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을 보듬었던 교황의 생전 겸허한 정신이 바닥에 더 가깝게 위치한 관에도 투영됐다.

조문객들은 희년(교회가 선포하는 은총의 해)에만 개방하는 성 베드로 대성전의 다섯 청동문 중 맨 오른쪽 성문(聖門·포르타 산타)으로 입장한 뒤 중앙 통로를 따라 이동했다. 조문객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관 앞에서 성호를 긋고 짧은 기도를 올렸다. 휴대전화로 촬영한 교황의 마지막 모습을 간직하려는 이들도 많았다.

교황청은 자정까지 조문을 받을 예정이었으나 예상보다 많은 인파가 몰리자 자정 이후에도 대성전을 개방할 수 있다고 했다. 이탈리아 안사 통신은 이날 오후 기준, 10만명이 넘는 신자들이 밖에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AFP 통신은 조문까지 4시간 이상 기다려야 할 정도로 긴 줄이 늘어섰다고 했다.

장례 미사는 26일 오전 10시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엄수된다. 장례 미사 후 교황의 관은 다시 성 베드로 대성전으로 운구된 후 유언에 따라 로마의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에 안장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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