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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베리 파스타를 아시나요

이탈리아에서 요리 유학을 해 이탈리아 친구들이 제법 있다. 주로 내가 이탈리아에서 신세를 졌던 사람들이다. 남자 친구도, 여자 친구도 있다. 가끔 이 친구들이 한국에 온다. 그러면 나는 어떻게든 시간을 내 이들에게 한국 문화를 경험하게 해준다. 우리 음식을 많이 소개한다.

때로는 우리 집으로 초대한다. 그때마다 나는 이탈리아 친구들에게 한국식으로 파스타를 만들어준다. 갈비탕이나 꼬리곰탕을 이용한 파스타다. 우리 전통 간장의 향기는 이탈리아 경성 치즈인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와 비슷하다. 한국식 감칠맛의 원천을 알려주고 싶어서다. 그러면 내 파스타를 먹은 뒤 이탈리아 친구들도 자신들의 파스타를 만들어준다. 파스타 대결이 벌어지는 셈이다.

그런데 최근 이탈리아 ‘여사친’이 말아준 파스타가 신박했다. ‘블루베리 파스타’였다. 블루베리는 평균 당도가 15브릭스다. 브릭스는 과일 당도를 나타내는 단위로 과일 100g 속에 들어 있는 당분의 농도를 나타낸다. 보통 11브릭스 이상이면 고당도로 분류된다. 토마토가 5~9브릭스, 사과가 9~14브릭스 정도니까 블루베리의 당도를 짐작할 수 있다. 단 블루베리로 파스타가 가능할까 의아했다.

레시피를 ‘훔칠’ 요량으로 조리 과정을 옆에서 지켜봤다. 레시피는 생각보다 간단했다. 우유로 만든 리코타 치즈와 블루베리를 함께 갈아서 소스를 만들고, 여기에 삶은 파스타를 비비는 것이다. 조리 과정을 보면서 맛의 균형이 과연 맞을까 궁금했는데 맛있었다. 달고 시고 짭짤하고 크리미했다. 파스타도 디저트도 아닌 요리는 묘한 여운을 줬다.

여사친은 과일 파스타가 이미 이탈리아에서 트렌드라고 설명했다. 오렌지와 오리, 배와 고르곤졸라 치즈, 무화과와 돼지고기처럼 과일은 오래전부터 요리 재료로 쓰여 왔다. 하지만 요즘에는 체리, 딸기, 블루베리처럼 단맛이 강한 과일도 요리에 사용된다. 가끔 외국 셰프가 참치회를 딸기 갈아 만든 소스에 비벼서 먹는 것을 보고 눈을 의심했는데 그런 레시피가 이제 트렌드라는 이야기였다.

과일 요리가 뜨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요리에서 창의성을 보여주는 소재로 과일만 한 것이 없다. 과일은 향과 색이 강렬해 자신만의 독특한 요리를 연출할 수 있다. 게다가 다른 조리 기교에 견줘 ‘건강하다’는 인상을 준다.

또 하나의 이유는 SNS 덕분이다. 비주얼이 기존 요리와 다르고 미적으로 완성도가 있어야 SNS에서 ‘좋아요’를 받을 수 있다. 과일 요리는 컬러가 다양하기 때문에 시선을 집중시킨다. 여기에 장미, 팬지처럼 ‘먹는 꽃’이 요리에 결합하면 시각적 효과는 배가된다.

마지막으로 여성 셰프들이 늘어난 것도 큰 이유다. 해외 유명 레스토랑의 총괄 셰프가 여성인 것은 이제 놀랄 일이 아니다. 특유의 섬세함으로 과일을 디저트나 샐러드가 아닌 메인 요리 재료로 새롭게 해석하고 있다. 블루베리 파스타, 딸기 소스 참치 같은 요리가 등장하고 있는 배경이다. 구운 고기와 눅진한 소스 중심의 무거운 파인 다이닝이 과일이라는 새롭고 발랄한 옷을 입고 있다.

권은중 음식 칼럼니스트

권은중 음식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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