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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영토 양보’ 공개 반대…미 “거부하면 손 떼” 압박 강화

젤렌스키 “항복 않겠다” 의지

다급한 트럼프 “학살 장기화”

장관회담 축소 등 협상 ‘삐걱’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영토 양보’를 포함한 휴전안을 내밀고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항복하지 않겠다”며 수용 불가 방침을 분명히 하자 취임 100일을 앞두고 성과를 내기 위해 서둘러온 트럼프 정부의 조바심이 커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SNS 트루스소셜에서 ‘러시아의 크름반도 점령을 법적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평화협상에 매우 해롭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젤렌스키의 발언은 ‘킬링필드(대량 학살 현장)’를 장기화할 뿐”이라며 “아무런 카드가 없는 그 사람(젤렌스키)은 (평화협정에) 합의해야 한다”고 몰아세웠다. 지난 2월 파국으로 끝난 백악관 정상회담 직전 젤렌스키 대통령을 가장 거칠게 압박했던 발언을 되풀이한 것이다.

이런 날 선 반응은 러시아의 크름반도 영유권 인정 등이 담긴 미국의 휴전안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이 전날 “이야기할 것도 없다” “크름반도는 우크라이나의 영토이고 (러시아의 영유권 인정은) 헌법에 어긋나는 일” 등 공개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밝힌 이후 나왔다.

워싱턴포스트는 파국으로 끝난 백악관 회담 이후 몇개월 동안 불안에 떨던 우크라이나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미국의 압박에 맞서려는 의지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율리아 스비리덴코 우크라이나 제1부총리 겸 경제장관도 같은 날 엑스에 “협상에 나설 준비가 돼 있지만 항복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며 “(러시아의) 크름반도 점령을 절대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 발맞춰 미국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더 이상 협정을 중재하지 않을 수 있다고 우크라이나를 향해 엄포를 놓았다. 그는 이날 인도를 방문한 자리에서 미국은 궁극적인 외교적 타결이 이뤄질 때까지 현재 전선 수준에서 영토 경계선을 동결하자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제안한 것이라며 “이제 그들이 받아들이거나, 미국이 (휴전 협정 중재에) 손을 떼야 할 때”라고 밝혔다.

이날 영국 런던에서 예정돼 있던 미국과 우크라이나, 유럽 3개국 간 외교장관회담은 실무급 회의로 대폭 축소됐다. 미국의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가 갑작스럽게 참석을 취소한 데 따른 것이다. CNN과 뉴욕타임스 등은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 얼마나 의미 있는 진전이 있었는지 의구심을 불러일으키며, 불확실성을 키우는 상황이라고 해석했다.

협상 자체가 어그러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러시아만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 싱크탱크 유럽정책분석센터 알리나 폴랴코바는 월스트리트저널에 “러시아는 실질적 압박을 아무것도 받지 않은 채, 꼼짝도 하지 않고 시간을 끌며 원하는 것을 얻고 있다”며 “협상에 좌절한 미국은 러시아의 과격한 요구를 우크라이나가 받아들이기만을 바라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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