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율 98.3%로…5월 중 의결
한화손해보험이 자회사 캐롯손해보험의 지분을 대거 인수하며 사실상 흡수합병 절차에 들어갔다.
캐롯손보 설립을 주도한 한화그룹 3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의 리더십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한화손보는 24일 티맵모빌리티 등으로부터 캐롯손보 주식 2586만4084주를 약 2056억원에 추가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거래로 한화손보의 캐롯손보 지분율은 기존 59.6%(2023년 말 기준)에서 98.3%로 상승했다.
캐롯손보는 국내 1호 디지털 손해보험사로 2019년 당시 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였던 김 사장 주도로 설립됐다.
운행한 거리만큼 보험료를 내는 ‘퍼마일 자동차보험’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출범 이후 6년간 적자를 면치 못했다. 지난해 662억원을 포함해 누적 적자액만 3300억원에 달한다. 한화손보는 적자 회사를 끌어안는 상황인 셈이다.
캐롯이 부진한 원인으로는 단기성 상품 위주 구조가 꼽힌다. 퍼마일 자동차보험 등 디지털 상품 특성상 고객 유지율이 낮고, 장기보험을 주력으로 삼는 기존 보험사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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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 건전성도 악화됐다. 캐롯은 킥스(K-ICS) 비율 도입 전 세 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2022년 3분기 킥스 비율을 656%까지 끌어올렸지만, 이후 급락해 지난해 말에는 156.24%까지 떨어졌다. 금융당국은 보험사의 킥스 비율 150% 이상 유지를 권고하는데 100% 미만이면 관리·감독 대상이 된다.
업계에서는 한화손보가 캐롯손보를 흡수합병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손보와 캐롯손보는 이달 초 합병 준비를 위해 정례적 협의체도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