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매출 17조6391억…영업이익은 7조4405억 ‘157.8%’ 증가
삼성전자 2분기 연속 추월…AI 수요로 올해 시장 2배 성장 예상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산업의 필수재로 떠오른 고대역폭메모리(HBM) 판매 확대에 힘입어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 1분기에도 삼성전자의 전체 영업이익(6조6000억원)을 뛰어넘었다.
SK하이닉스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매출이 17조639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41.9%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7조4405억원으로 157.8% 늘었다고 24일 밝혔다.
이는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한 지난해 4분기(매출 19조7670억원, 영업이익 8조828억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성과다. 계절적 비수기여서 전 분기 대비 매출이 줄었음에도 영업이익률은 1%포인트 늘어난 42%를 기록하며 8개 분기 연속 개선 추세를 이어갔다.
HBM 시장을 주도하는 SK하이닉스는 최신 ‘HBM3E(5세대) 12단’ 제품을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에 공급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매출액 1위를 차지했다. 특히 HBM 분야에선 시장점유율 70%를 자랑했다. SK하이닉스는 “1분기는 AI 개발 경쟁과 재고 축적 수요 등이 맞물려 메모리 시장이 예상보다 빨리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이에 맞춰 HBM3E 12단, DDR5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HBM 수요는 전년 대비 약 2배 성장할 것으로 SK하이닉스는 내다봤다. 2분기에는 기존 계획대로 HBM3E 12단의 매출 비중이 HBM3E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6세대인 HBM4는 지난달 세계 최초로 주요 고객사에 샘플을 제공했으며, 고객 수요에 맞춰 연내 양산 준비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문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에도 품목관세 부과를 예고한 데 이어 엔비디아 AI 칩의 중국 수출을 규제하고 나서면서 HBM 수요 위축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글로벌 고객들과 협의 중이던 메모리 반도체 수요를 변함없이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HBM에 대해서도 “기존 체결한 계약에서 변동이 없다”고 자신했다.
SK하이닉스는 “미국 매출 비중이 약 60%로 높은 상황”이라면서도 “관세 부과 기준은 미국으로 선적되는 물량에 대한 것으로 메모리 제품은 미국 외 지역으로 가는 비중이 높다”고 설명했다. 메모리 반도체가 필요한 스마트폰, PC 공장 대부분이 아시아 지역에 있고, HBM은 대만 TSMC 공장으로 보내 후공정 작업을 거쳐 수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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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SK하이닉스는 “(중국 생성형 AI) 딥시크는 AI 개발 시장의 진입장벽을 크게 낮춘 효과를 가져왔다”며 “개발 비용이 저렴해지면서 AI 개발 시도가 급격히 증가했고 HBM뿐 아니라 고용량 서버 D램 수요도 크게 확대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SK하이닉스는 2024∼2028년 HBM 수요의 연평균 성장률이 50%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김우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호실적에 대해 “고수익 AI 메모리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략을 수립해 실행함으로써 D램 기술 리더십을 입증한 결과”라며 “HBM 장기 수요 성장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