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시신이 운구된 가운데 일반인 조문이 이어지고 있다. AFP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의 시신이 운구된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일반인 조문이 시작된 지 이틀 만에 9만 명이 넘는 조문객이 다녀갔다고 교황청이 24일(현지시간) 밝혔다.
조문 첫날 예상보다 많은 인파가 몰리자 교황청은 조문 시간을 자정에서 이튿날 새벽 5시30분까지로 연장해 밤새 조문객을 받았다. 이후 청소를 위해 90분간 잠시 문을 닫았다가 이날 오전 7시부터 조문을 재개했다.
일반인 조문이 허용된 이틀째인 이날도 대성당과 성 베드로 광장에는 교황의 마지막 모습을 보기 위한 조문객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이들은 뜨거운 햇볕 아래에서 시작해 새벽까지 이어진 고된 대기 시간에도 개의치 않고 교황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하겠다는 마음뿐이었다고 로이터통신 등은 전했다.

24일(현지시간) 로마에 있는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 앞에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을 조문하기 위해 방문한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AFP연합뉴스
조문 첫날 자정을 넘겨 줄을 서기 시작해 2시간 넘게 광장에서 기다린 멕시코 출신 조문객 에밀리아노 페르난데즈는 AP에 “여기서 얼마나 오래 기다리든 상관없다”며 “프란치스코 교황의 삶을 얼마나 존경했는지 보여줄 기회”라고 말했다.
아일랜드 출신 조문객인 로버트 힐리는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더블린에서 즉흥적으로 비행기를 타고 왔다고 전했다. 미국 뉴저지주에서 아내와 함께 온 리처드 램은 3시간30분 넘게 기다렸다면서, 세계 각국에서 온 조문객들과 함께 걸으며 기다린 시간 자체가 숭고한 경험이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일반인 조문은 25일 오후 7시까지 사흘간 이어질 예정이다. 다만 추모객 규모에 따라 조문 시간이 연장될 수도 있다. 교황의 시신은 이후 26일 오전 장례 미사가 열리는 성 베드로 광장 야외 제단으로 운구된다. 장례 미사를 마친 후에는 교황이 마지막 안식처로 택한 로마의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으로 옮겨진다.

교황청이 24일(현지시간) 공개한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에 위치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무덤 공간 모습. AFP연합뉴스
교황청은 이날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에서 교황의 시신이 최종적으로 안치될 무덤 공간의 모습을 공개했다. 대성전 벽면 안쪽으로 움푹 들어간 이 공간은 교황이 직접 자신의 무덤으로 택한 장소로, 과거 대성전의 촛대 받침을 보관하던 곳이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교황의 관이 놓일 위치에는 흰 대리석 받침에 ‘프란치스코’ 라는 교황의 라틴어 이름만 새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