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한 상인이 음식을 배달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오는 28일부터 폐업했거나 폐업을 앞둔 자영업자의 대출 상환 부담을 덜어주는 정책 금융상품이 출시된다.
은행연합회는 ‘폐업자 지원 프로그램’과 ‘햇살론 119’를 각각 28일, 30일부터 시행한다고 27일 밝혔다.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중소벤처기업부가 공동 발표한 ‘은행권 소상공인 금융지원 방안’의 후속 조치다.
폐업자 지원 프로그램은 폐업 예정이거나 이미 폐업한 소상공인의 기존 사업자 대출을 저금리 가계대출로 대환해주는 상품이다. 최대 3년간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2년 거치 후 장기간에 걸쳐 나눠 갚도록 해 원금 상환 부담을 줄였다.
지원 대상은 신용대출, 지역신용보증재단 보증서대출, 부동산담보대출 등 기존 개인사업자 대출을 정상 상환 중인 차주다. 잔액 1억원 이하의 신용대출 또는 지역신용보증재단 보증서대출 차주는 은행별 5년물 기준금리 수준인 약 3%대 저금리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다만 프로그램 계획 최초 발표일인 지난해 12월23일 이후 실행된 대출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한다. 복수의 사업체를 운영하면서 일부만 폐업하는 경우에도 지원받을 수 없다. 대환대출을 실행할 때 까지는 폐업이 완료돼야 한다.
햇살론119는 영세 자영업자가 불법 사금융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신규 사업자금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은행권 채무조정을 3개월 이상 성실히 이행한 차주이면서 연 매출이 3억원 이하인 경우 신청할 수 있다.
대출은 5년 원금균등분할상환 방식(1년 거치 포함)이며, 금리는 6~7%대가 될 전망이다. 대출 한도는 최대 2000만원이다. 먼저 1000만원을 대출받은 뒤 6개월 간 성실히 상환하고 서민금융진흥원의 금융교육 등 복합상담을 이수해야 나머지 1000만원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신청은 출시일 이후 전국 은행 영업점에서 할 수 있다. SC제일은행·부산은행·경남은행·제주은행·케이뱅크·카카오뱅크·토스뱅크 등 7개 은행은 오는 5월 이후 햇살론 119을 단계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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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연합회는 “맞춤형 안내를 제공해 제도를 몰라 신청하지 못하는 사례가 없도록 적극적으로 홍보할 예정”이라며 “프로그램이 현장에서 원활히 운영되도록 성과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제도 보완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자금난에 허덕이는 자영업자는 점차 늘고 있다.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27일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개인사업자 대출현황에 따르면, 금융회사로부터 돈을 빌린 뒤 세 달 이상 연체해 ‘신용유의자(신용불량자)’가 된 개인사업자는 14만129명으로 1년 새 28.8%나 급증했다. 전체 자영업자 차주(336만151명) 중 3곳 이상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 비율도 50.9%(171만1688명)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