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구형 D램 축소, 차세대 HBM에 집중
중국발 저가 물량 공세에 맞서 구형 D램 생산을 줄이고 고사양 첨단 제품에 집중하려는 주요 반도체 업체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대만 고객사들에 보급형 스마트폰에 주로 탑재되는 저전력 D램인 LPDDR4 일부 품목 생산을 중단할 예정이라고 공지했고, 3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2E 생산도 줄이고 있다.
대만 공상시보는 “삼성전자의 HBM2E가 ‘최종 주문’ 단계에 진입했다”며 “차세대 제품인 HBM3E(5세대)와 HBM4(6세대)에 자원을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미국 마이크론도 서버용 구형 DDR4 모듈 생산 중단을 고객사에 통보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SK하이닉스 역시 DDR4 생산량을 축소하는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신 D램은 DDR5와 5세대 HBM인 HBM3E다. DDR5는 데이터센터 서버나 고성능 PC에 들어간다. HBM은 엔비디아, AMD 등이 만드는 인공지능(AI) 가속기에 탑재된다.
DDR4·LPDDR4 등 구형 D램 가격은 중국 업체들이 저가로 물량을 쏟아내면서 크게 떨어졌다. 이들과의 경쟁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시장에서 발을 빼고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환하겠다는 것이 주요 제조사들의 대응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DDR4·LPDDR4의 경우 2024년 (D램 사업에서) 30%대 초반 수준이었던 매출 비중을 올해 한 자릿수 수준까지 가파르게 축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도 같은 달 “DDR4·LPDDR4 매출 비중은 지난해 20% 수준에서 올해 약 한 자릿수로 크게 축소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AI 열풍을 타고 수요가 급증한 HBM 시장에서는 5년 전 출시된 3세대 제품(HBM2E)이 구형 취급을 받고 있다. HBM 시장 1위인 SK하이닉스는 5세대 HBM(HBM3E) 중에서도 8단보다 수익성이 더 높은 12단 제품 비중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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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큰손’ 엔비디아에 HBM3E 납품을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 품질 검증을 통과하지 못했다.
CXMT를 비롯한 중국 업체들은 DDR5와 HBM 시장을 넘보고 있다. 다만 CXMT가 생산하는 HBM은 2세대 제품인 HBM2로, 국내 업체들에 비해 두 세대 이상 뒤처져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