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외 유일 ‘표면 바다’ 존재
경차 덩치…각종 탐사장비 탑재
생명체 징후 확인 임무 수행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개발 중인 무인기 ‘드래건플라이’가 타이탄 하늘을 날고 있는 상상도. 2028년 지구에서 발사될 예정이다. 존스홉킨스 응용물리학연구소 제공
태양계 위성인 ‘타이탄’ 하늘에 띄울 무인기 건조에 속도가 붙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설계를 최근 끝내면서 본격적인 동체 제작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타이탄은 지구를 빼고는 유일하게 표면에 액체 바다가 존재하는 천체로, 우주과학계는 무인기로 생명체 존재 여부를 집중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27일(현지시간) 미국 과학계에 따르면 NASA는 토성 위성 타이탄을 탐사하기 위해 고안 중인 무인기 ‘드래건플라이’ 설계 계획을 지난주 완료했다. NASA가 미 존스홉킨스 응용물리학연구소와 함께 2019년부터 개발을 추진한 드래건플라이는 2028년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NASA는 공식 자료를 통해 “드래건플라이 동체를 제작하는 작업에 들어갈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타이탄은 지구에서 약 14억㎞ 떨어져 있으며, 태양계에서 목성 위성 가니메데 다음으로 큰 위성이다. 반지름이 약 2570㎞로, 태양계 행성인 수성(약 2440㎞)보다도 크다.
하지만 NASA가 드래건플라이를 타이탄에 보내려는 것은 덩치 때문은 아니다. 과학적으로 중요한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타이탄은 표면에 액체 바다가 존재한다. 이런 천체는 지구 외에 타이탄이 유일하다.
타이탄 평균 온도는 영하 179도에 이를 정도로 낮기 때문에 바다 성분은 지구처럼 물은 아니다. 액체 메탄이다. 액체는 다양한 화학물질을 뒤섞기 때문에 생명체 탄생을 촉발하는 중요한 요소다. 타이탄 하늘을 날아다니며 생명체를 만들 수 있거나 생명체가 내뿜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물질을 찾는 것이 드래건플라이의 핵심 임무다.
이를 위해 드래건플라이에는 각종 카메라와 센서가 장착된다. 많은 과학 장비를 실을 수 있도록 덩치는 경차 수준으로 상당히 크다. 중량도 약 420㎏에 이른다. 동체에는 프로펠러 8개가 달려서 강력한 비행 능력을 갖췄다. 동력은 원자력에서 나오는 열을 전기로 바꿔서 얻는다. 태양 전지판으로 전기를 만들지 않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타이탄은 태양에서 너무 멀어 태양광이 약한 데다 뿌연 대기까지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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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인류가 지구 밖에서 운영한 무인기는 화성에서 날린 ‘인제뉴어티’가 유일하다. 인제뉴어티는 프로펠러가 2개 달린 소형 기체였고, 동력도 태양광에서 얻었다. 드래건플라이는 여러모로 우주과학계에 새로운 도전인 셈이다.
드래건플라이 임무에는 33억5000만달러(약 4조8200억원)가 투입된다. 2028년 지구를 떠나고 7년 뒤 타이탄에 도착한다. 타이탄에서는 총 3년간 탐사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