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 27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수도권·강원·제주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김동연 경기지사가 더불어민주당 21대 대통령 후보자 경선에서 2위를 차지하며 레이스를 마무리했다.
이번 경선은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의 압승으로 끝났다. 그러나 경선을 끝까지 완주한 김 지사 역시 전국으로 외연을 확장하고 경제 전문가 이미지를 강조하는 등 정치적 몸집을 키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28일 민주당에 따르면 민주당 대통령 후보자 선출경선 투표결과 이재명 전 대표는 89.77%라는 역대 최고 득표율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김 지사는 6.87% 최종 누적 득표율을 얻어 3.36%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제치고 2위에 올랐다.
김 지사는 특히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호남권역에서 7.41%의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3.90%에 그친 김경수 전 지사를 두 배 가까이 앞질렀다.
‘경기지사 프리미엄’이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던 수도권·강원·제주권역에서 김 지사는 6.87%의 득표율로 김 전 지사(3.36%)보다 앞섰다. 충청권역에서는 ‘충청의 아들’을 내세워 7.54%를 득표해 김 전 지사(4.31%)를 앞질렀다.
경선 초반 규칙을 둘러싼 논란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완주한 것도 김 지사에겐 긍정적인 평가 요소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앞서 민주당은 일반 국민과 권리당원 모두 1인 1표를 보장하는 ‘국민경선’ 대신 권리당원 투표에 50%의 비중을 두는 방식을 택했다.
이에 김두관 전 의원은 강하게 반발하며 경선 보이콧을 선언하기도 했다. 다만 김 지사는 “농부가 밭을 탓하지 않겠다”며 끝까지 경선을 완주했다. 김 지사는 불이익을 감내하면서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지키기 위해 완주를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는 경선 기간 내내 경제 전문가 이미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김 지사는 트럼프 관세 문제를 풀기 위해 출마선언 직후 미국을 방문해 소정의 성과를 얻었다. 또 주 4.5일제, 전국에 10개 서울대 만들기 등의 공약을 전면에 내세우며 정책적 측면에 있어서 차별화를 시도했다.
김 지사 측 한 관계자는 “(이번 경선에서) 비명 측에겐 네거티브 포기가 실망스러웠을 수 있으나, 과거 명락대전 재연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고 본다”라면서 “당내 분열 막아 정권교체라는 대의에 충실했단 점에서 당 주류 권리당원에게 어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경선을 마친 김 지사는 당분간 경기도정에 집중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김 지사는 이날 휴가를 내고 서울에서 예정된 캠프 해단식을 마친 뒤 29일부터 업무에 복귀할 예정이다. 김 지사는 도정 복귀와 함께 행정2부지사와 경제부지사 등 주요 보직에 대한 인사에 나설 전망이다.
연휴 이후 본격적인 대선 분위기로 전환되면 당내 정치 행보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김 지사는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승복 메시지를 통해 “더 유능한 민주당으로 4기 ‘민주 정부’의 성공을 이루는데 미력이나마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라며 “앞으로도 쉬운 길보다 어려운 길로 가겠다. ‘왜 경선에 나서냐’라는 냉소에도 담대하게 임했던 것처럼 정면 돌파의 자세로 정치를 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