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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 케이 암초’서 중국·필리핀 ‘깃발 전쟁’···남중국해 군사적 긴장 고조

중국, 지난 24일 상륙해 ‘오성홍기’ 꽂고 주권 선언

필리핀 맞대응…미국 “점령, 사실이라면 매우 심각”

필리핀 해안경비대가 27일 샌디 케이에서 국기를 들고 사진을 찍고 있다. 필리핀 해안경비대 X

필리핀 해안경비대가 27일 샌디 케이에서 국기를 들고 사진을 찍고 있다. 필리핀 해안경비대 X

중국과 필리핀 해안경비대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지역에 있는 암초에 번갈아 상륙해 자국 깃발을 꽂으며 긴장을 조성했다. 이번 갈등은 필리핀과 미국이 필리핀 팔라완섬 남부에서 합동 군사훈련을 하는 기간에 일어났다.

필리핀 해안경비대는 27일(현지시간) 엑스에 필리핀 경비대원들이 샌디 케이 암초(중국명 톄셴자오)에 상륙해 필리핀기를 펼쳐 들고 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필리핀 해안경비대는 사진과 함께 올린 성명에서 “샌디 케이와 인근 스프래틀리 군도 모래톱 두 곳에 해군, 해안경비대, 해경을 파견해 국가의 주권, 관할권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류더쥔 중국 해안경비대 대변인은 같은 날 “필리핀인 6명이 중국의 경고와 만류에도 불구하고 톄셴자오 암초에 불법 상륙했다”며 조사와 법적 처리를 위해 법 집행관들을 파견했다고 전했다. 류 대변인은 “필리핀은 영토 주권 침해 행위를 중단하라”고 밝혔다. 제이 타리엘라 필리핀 해안경비대 대변인은 27일 중국 해안경비대 선박 1척과 중국 해상 민병대 선박 7척의 “불법적 존재”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샌디 케이에 깃발을 꽂고 자국 영토라고 선언하는 행위는 중국이 먼저 시작했다.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중국 해안경비대는 지난 24일 샌디 케이에 상륙해 중국 국기를 꽂고 사진을 촬영했으며 CCTV 군 관련 채널이 26일 이를 보도했다. CCTV는 “주권을 선언하기 위해 깃발을 꽂았다”고 밝혔다.

중국 해안경비대가 샌디 케이에서 오성홍기를 들고 사진을 찍고 있다. CCTV 화면 갈무리

중국 해안경비대가 샌디 케이에서 오성홍기를 들고 사진을 찍고 있다. CCTV 화면 갈무리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꾸준히 영유권을 주장해 왔지만 점령지가 아닌 지역에 깃발을 꽂고 주권을 선언하는 행위는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백악관은 26일 중국의 샌디 케이 점거와 관련해 “사실이라면 매우 심각한 행위”라고 논평했다.

샌디 케이는 70여개 암초로 이뤄진 스프래틀리(중국명 난사·필리핀명 칼라얀·베트남명 쯔엉사) 군도의 일부분을 이루는 암초다. 현재 필리핀 관할권으로 분류된다. 면적 200㎡에 불과한 모래톱이지만 암석으로 분류되면 국가가 주변 영해를 주장할 수 있다. 샌디 케이에서 12해리 반경에 필리핀의 가장 중요한 군사 요충지인 티투 섬이 포함돼 있다.

필리핀과 미국이 지난 21일부터 연례 합동 군사훈련인 발리카탄 훈련에 돌입하면서 중국의 대응이 거칠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올해 발리카탄 훈련에는 미군 대함 미사일 시스템인 ‘해군·해병대 원정 선박 차단 체계(NMESIS)’가 최초로 투입되고 이후 장기 배치될 가능성이 있어 중국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8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법에 따라 필리핀 측 도발 활동에 대응하고 영토 주권을 수호했다”며 “톄셴자오가 무인·무시설 상태를 유지하도록 보장하고 ‘남중국해 행위 준칙’의 엄숙성을 확고히 수호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무인·무시설화’를 언급한 것은 중국이 다른 남중국해 암초에서처럼 샌디 케이에 시설물을 설치해 군사기지화할 것이라는 의심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궈 대변인은 앞서 발리카탄 훈련을 두고 역외 국가를 끌어들여 지역의 안정을 해친다며 필리핀을 비난했다.

AFP통신은 27일 필리핀 루손섬 서부 잠발레스주 상공에서 NMESIS 미사일이 무인기 두 대를 격추하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전했다. 미국·필리핀 양국은 28일은 필리핀 팔라완섬 남부에서 적군의 상륙에 맞선 방어 시뮬레이션 훈련을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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