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오른쪽)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경선에서 승리한 이재명 대선 후보에게 당점퍼를 입혀주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보수 책사’로 불리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영입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가급적 넓게 많은 사람과 함께할 것”이라고 밝힌 뒤 첫 인선이다. 오는 30일 출범하는 당 선대위를 이념·계파를 뛰어넘은 ‘용광로’ 선대위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 후보는 2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전 장관은 평소에도 저에게 조언을 많이 해주신다”며 “선대위를 전체적으로 한 번 맡아주십사 부탁드렸는데 다행히 응해주셨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지난해 10월 오찬 회동을 하며 국정 난맥상 해법을 논의했다.
이 후보의 이번 인선은 중도·보수 진영을 포함하는 ‘통합’ 전략의 하나로 풀이된다. 그는 전날 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뒤 기자들과 만나 “분열이나 대결보다는 힘을 모아 통합의 길로 갈 것”이라며 “최대한 넓게, 친소관계 구분 없이 실력 중심으로 사람을 쓰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윤 전 장관 이외에도 외연 확장 차원에서 복수의 외부 인사 영입을 검토 중이다.
친이재명계 의원은 통화에서 “저쪽(보수정당) 출신인데 극우적이지 않고 합리적인 선에서 활동했다는 국민적 평가를 받는 분들이 (선대위 합류 인사로) 거론되고 있다”고 말했다.
당 선대위에 비이재명(비명)계 인사도 두루 중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당내 통합을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대선 경선에서 이 후보와 경쟁한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비롯해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두관 전 의원 등의 선대위 합류가 거론된다. 지난 총선에서 ‘비명횡사’ 공천의 상징이 된 박용진 전 의원에게도 선대위 합류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 경선에서 2위를 한 김동연 경기지사는 도정에 복귀해 선대위 활동이 불가능하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선대위 구성은) 결정 난 것은 없고 하나하나 정하고 있다”며 “선대위는 보수든 진보든, 당내든 밖이든 관계없이 능력과 경륜, 국민 보시기에 저 정도면 괜찮다는 평판에 따라 선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 지도부도 선대위에 대거 합류한다. 관례에 따라 박찬대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상임선대위원장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대 대선 때도 송영길 당시 대표가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았다. 이렇게 되면 윤 전 장관과 박 직무대행의 ‘투톱’ 체제가 된다.
지난해 10월부터 ‘집권플랜본부’ 총괄본부장을 맡아 정책 개발과 조직 개편에 앞장서 온 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은 총괄선대본부장으로 거론된다. 다른 최고위원들도 권역별 선대위원장 등 직책을 맡아 활동할 것으로 보인다. 선대위 정책본부장에는 진성준 정책위의장과 이 후보 경선 캠프 정책본부장을 맡은 윤후덕 의원이, 전략기획본부장에는 천준호 전략기획위원장이 언급된다. 경선 캠프에서 각각 총괄본부장·정무전략본부장·종합상황실장을 맡은 강훈식·김영진·한병도 의원 등도 본선에서 주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후보가 제시한 (선대위 운영) 원칙은 첫째 당을 중심으로 한다, 둘째 효율적으로 한다, 셋째 최소한의 중앙 기능을 뺀 전원은 지역에 ‘올인’한다는 것”이라며 “통합적이고 효율적이고 현장밀착적 선대위가 구성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