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와의 회동이 예정된 정대철 헌정회장에게 “(단일화와 관련해) 좋은 얘기를 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일부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측은 “지금 후보는 페이스메이커에 불과한가”라며 권 비대위원장의 발언이 부적절하다고 반발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정 회장은 이날 기자와 통화하며 권 위원장과 통화한 데 대해 “(한 권한대행이) 날 찾아온다고 그러니까 정치하겠다는 뜻으로 보고 (권 위원장이) ‘좋은 얘기 해주세요’ 한 것”이라며 “관심을 표명한 정도”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권 위원장도 한 권한대행이 출마할 것으로 보고 있느냐’고 묻자 “지금 날 찾아오겠다는 게 무슨 다른 뜻이 있겠나”라며 “99% 정치한다고 본다”고 답했다.
한 권한대행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면 국민의힘은 단일화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 회장은 “노무현·정몽준 식으로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하는 그런 과정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에서 결정된 사람과 한덕수 대행이 단일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이낙연 (전) 총리도 (한 권한대행에게) 대단히 관심이 많아서 도울 가능성이 꽤 있다고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경선 후보 측에서는 반발이 나왔다. 자당 후보들의 2차 경선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지도부가 찬물을 끼얹는다는 것이다.
한동훈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권 위원장 발언은) 적절하지 않다”며 “국민의힘 경선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자꾸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이 그렇게 좋아 보이지 않는다. 그건 패배주의 아닌가”라고 말했다.
홍준표 후보 캠프 비서실장인 김대식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보도가 사실이라면 매우 부적절하다”며 “4명의 후보는 그럼 뭔가. 페이스메이커인가”라고 지적했다.
권 위원장은 기자와 통화하며 “우리 후보든, 나중에 한 권한대행이 나와서 단일화를 하든 야권 쪽에 있는 분들도 우리 쪽 후보를 중심으로 단일화를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일반적인 얘기를 (정 회장에게) 한 것”이라며 “한 권한대행도 결심하는 데 가까워졌다니까 (어떤 후보든) 다 도와달라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권 위원장은 국정 책임자인 한 권한대행의 출마 적절성 문제에 대해서는 “그런 걸 감안해서 본인이 결정할 문제”라며 단일화에 대해 다양한 방식을 열어두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