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적의 적은 친구…한진·LS ‘호반 견제 동맹’

입력 2025.04.28 21:06

수정 2025.04.28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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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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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경영권 분쟁·해저케이블 기술 유출 등 각각 호반과 ‘갈등’

“항공우주 등 협업 강화”…속내는 ‘향후 분쟁 대비 우군 확보’ 관측

한진그룹과 LS그룹이 항공우주산업 등 여러 사업 분야에서 협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재계에서는 두 그룹 모두 호반그룹과 갈등관계에 있는 만큼 우군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진그룹과 LS그룹은 지난 25일 동반성장·주주이익 극대화를 목표로 양측의 사업 협력과 협업을 강화하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8일 밝혔다.

협약에 따라 두 그룹은 스마트팩토리 기술을 적용한 항공우주산업 기술 고도화, 도심항공교통(UAM) 충전 인프라 구축, 항공운송 수단의 친환경 인프라 확대 및 전기화 기술 협력, 전기차 충전소 확대 등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한다.

아울러 인적·물적 자원과 네트워크 등 가용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각 사업 영역에서 상호협력을 강화하고 성공적인 협업 모델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두 그룹은 “사업 측면에서 동반성장 방안을 찾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재계 안팎에선 두 그룹 모두 호반그룹과 껄끄러운 관계인 점에 비춰 호반그룹을 견제하기 위해 손을 잡은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호반그룹은 LS전선의 경쟁사인 대한전선의 모기업으로, 대한전선은 현재 LS전선의 해저케이블 기술 유출 의혹과 관련해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앞서 5년8개월간 이어졌던 부스덕트(건축물에 전기를 전달하는 시스템)용 부품 관련 특허 침해 소송은 최근 LS전선의 최종 승소가 확정됐다. 이 과정에서 호반그룹이 LS그룹 지주사의 지분 2%대를 매수한 사실이 알려지며 양사 간 갈등이 커졌다. 향후 경영권 분쟁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또 호반그룹 계열사인 호반건설은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의 2대 주주(지분율 17.90%)다.

앞서 호반건설은 2022년 한진칼 경영권 분쟁에 뛰어들었던 사모펀드 KCGI의 지분을 대량 인수하며 2대 주주로 올라섰다. 호반건설은 지난달 열린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주요 안건에 반대표를 던졌다. 한진칼이 이사 보수 한도를 90억원에서 120억원으로 증액하기로 한 데 대해 반대 목소리를 낸 것인데, 이는 사실상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