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체 출전해 15분간 4번 패스 성공
소속팀 활약 땐 A매치 소집 가능성

지난 3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오만전과 요르단전에서 드러난 한국 축구의 약점은 ‘3선’으로 불리는 수비형 미드필더의 부재였다.
현대 축구에서 전술의 뼈대 노릇을 하는 이 자리 주인을 찾지 못한 한국은 공격도 수비도 꼬여 안방에서 1승조차 챙기지 못했다. 황인범(페예노르트)이 종아리 부상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그 파트너였던 박용우(알아인)까지 잦은 실수를 노출해 대안이 절실해졌다.
황인범처럼 부지런히 그라운드를 누비고 패싱 감각까지 뛰어난 선수는 많지 않다. 당초 옌스 카스트로프(뉘른베르크)가 유력한 후보로 지목됐다.
독일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그는 적극적인 귀화 의지를 드러냈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역시 카스트로프를 현지에서 직접 만날 정도로 공을 들였다.
그러나 태극마크를 달려면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해 시간이 필요하던 중 카스트로프가 오른쪽 무릎 인대 파열로 시즌 아웃됐다. 6월 이라크, 쿠웨이트와 만나는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9~10차전에서는 활용할 수 없게 됐다.
이 고민을 풀 희망이 이제 겨우 보이기 시작했다. 또 한 명의 후보로 분류됐던 정호연(25·미네소타 유나이티드·사진)이 마침내 미국프로축구(MLS)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정호연은 28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세인트폴에서 열린 MLS 10라운드 밴쿠버 화이트캡스와의 홈 경기에서 0-3으로 끌려가던 후반 30분 로빈 로드 대신 투입돼 그라운드를 누볐다. 15분을 뛰었다. 이 짧은 시간 동안 5번의 패스를 시도해 4번 성공하는 등 중원에 안정감을 불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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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겨울 광주FC를 떠나 미네소타 유니폼을 입은 정호연은 새 팀에서 오랫동안 실전에 나서지 못하고 있었다.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기여한 정호연은 태극마크를 달고 A매치에도 나갔지만 미네소타에서는 벤치 신세였다. 일단 10경기 만에 데뷔전을 치르면서 로테이션 멤버로 입지를 끌어올렸다.
대표팀으로서는 소속 팀에서 출전하지 못하는 선수를 선발할 명분이 없었다. 정호연이 조금씩 출전 시간을 늘려 간다면 6월 A매치에는 소집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정호연은 활동량이 풍부해 박용우처럼 수비를 보호하는 역할은 물론 황인범처럼 낮은 지역에서 빌드업 능력도 보여준다. 북중미 월드컵이 열리는 미국에서 뛰고 있어 현지 적응이 따로 필요하지 않은 점도 장기적으로 긍정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