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결선 진출자 확정

꽉 잡은 두 손, 어색한 미소 김문수·한동훈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21대 대통령 후보자 2차 경선을 통과한 뒤 손을 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한 대행과 단일화 원하는 지지층, 김문수 쪽 결집 분석
한 후보, “이재명과 싸울 수 있는 사람은 나” 당원 설득
‘3강’ 홍준표 낙선에 양측 모두 ‘홍심 얻기 경쟁’ 돌입
29일 국민의힘 대선 경선의 결선에 오른 김문수 후보와 한동훈 후보는 각각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파(반탄)와 찬성파(찬탄)를 대표하는 주자다. 김 후보 측은 아직 당내 반탄 정서가 강하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와의 단일화를 원하는 당원들의 지지를 받아 승리할 것으로 전망한다. 한 후보 측은 ‘계엄의 강’을 건너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붙을 수 있다는 당원들의 전략적 선택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김 후보는 국회에서 12·3 불법계엄에 대한 사과 요구를 거부하면서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지지를 받아 대선 주자가 됐다. 그는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 때까지 흔들리지 않고 윤 전 대통령 직무 복귀를 주장했다. 반면 한 후보는 계엄 당시 여당 대표로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을 주도하고,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에 찬성했다가 쫓겨나다시피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김 후보는 경선 레이스 전 여론조사에서 줄곧 구 여권 1위를 달렸다. 토론에서 다소 준비되지 못한 모습, 윤 전 대통령 변호인들의 ‘윤 어게인 신당’ 추진 등으로 흔들렸지만, 한 권한대행과의 단일화를 추진하면서 한 권한대행 지지표가 김 후보에게 결집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 후보는 경선이 시작된 후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 전 대통령 파면 전엔 탄핵에 반대하던 당원들이 파면 후엔 탄핵을 수용하면서 한 후보 지지세가 커졌다는 것이다. 최근 다자 구도에선 구 여권 후보 중 한 후보가 1위를 한 여론조사도 꽤 나왔다.
김 후보 측은 아직 윤 전 대통령 파면이 한 달도 지나지 않았고, 당원들의 정서가 찬탄보다는 반탄에 동조하고 있기 때문에 김 후보가 유리하다고 분석한다.
당초 당 선거관리위원회가 결선투표를 도입할 때부터, 결선은 한 후보 등 찬탄 주자를 떨어뜨리려는 규칙이란 비판이 있었다. 한 권한대행이 결선투표 기간인 내달 초 국무총리직 사퇴 및 대선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예상돼 김 후보에겐 더 유리할 수 있다.
한 후보 측은 결선투표가 끝나는 내달 2일까지 반전을 만들려 준비 중이다. 한 후보 캠프 관계자는 통화에서 “우리가 언더도그(열세)인 것은 맞다”며 “남은 기간 당원들을 어떻게든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한 후보 측은 이재명 후보가 본선 레이스를 하고 있어 국민의힘 당원들이 계엄·내란 프레임에서 벗어나 이 후보와 싸울 수 있는 한 후보를 선택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김·한 후보는 ‘3강’으로 꼽혔지만 낙선한 홍준표 후보의 지지를 받으려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김 후보는 이날 1996년 15대 국회 때부터 홍 후보와 같이해온 인연을 강조하며 “홍 후보의 열정을 잘 모시겠다”고 말했다. 홍 후보의 정계 은퇴를 말리는 편지도 썼다. 홍 후보 지지표 중 다수는 같은 반탄 진영인 김 후보에게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유상범·김대식·백종헌·김위상 등 홍 후보 캠프에 참여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30일 김 후보 지지를 선언한다고 공지했다.
한 후보는 “몇년만 먼저 봤다면 ‘홍준표계’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홍 후보와 악수하는 사진을 올리며 “함께해주시면 이길 수 있다”고 적었다. 홍 후보가 반탄 진영이지만 윤 전 대통령을 비판했던 측면도 있어 한 후보도 열심히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이날 낙선한 안철수 후보 지지표는 찬탄인 한 후보에게 많이 향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