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 흐지부지…우크라 “관심 떨어지면 최악 사태” 불안
유럽·영국, 영토 보전 지지 성명 준비…미 정부에 메시지
29일(현지시간) 취임 100일을 맞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전 종전 협상 중재에서 손을 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8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럽과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종전 협상의 교착 상태가 장기화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인내심을 잃고 중재를 포기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미 대선 선거운동 기간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하면 24시간 안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고 큰소리쳤으나 취임 100일이 되도록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러시아·우크라이나에 에너지·인프라 30일 휴전안, 흑해 해상 휴전안을 제시했으나 러시아가 여러 선결 조건을 내걸면서 휴전은 사실상 흐지부지됐다.
러시아는 지난해 8월 우크라이나군에 기습을 허용했던 쿠르스크 지역을 수복한 것을 포함해 주요 전선에서 우세한 상황이라 당장 전면적인 휴전·종전에 동의할 유인이 적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러 제재 가능성 등을 거론할 때만 휴전을 선언했다. 이달 부활절 하루 휴전, 다음달 전승절 사흘 휴전이다.
우크라이나도 미국의 종전안에 동의할 수 없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크름반도 영유권을 포기해야 한다는 조항 등에 반발하고 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양국 지도자에게 점점 더 좌절감을 느낀다”고 말했는데, 종전 협상에서 발을 빼려는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는 노심초사하고 있다. 올렉산드르 메레즈코 우크라이나 집권당 의원은 FT에 “트럼프가 우크라이나에 관한 관심을 잃으면 최악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푸틴이 이를 전쟁을 격화해도 된다는 미국의 암묵적 허용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유럽은 영토 문제와 관련해 우크라이나를 지지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준비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영국은 다음달 유럽연합(EU)과의 정상회담 성명 초안에 “우리는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국경 내에서 우크라이나의 독립과 주권, 영토 보전에 대한 계속된 지지를 재확인했다”는 내용을 담았다. 트럼프 정부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우크라이나에 영토 포기를 강요해선 안 된다는 메시지를 미국에 발신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