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간주서 대규모 집회 열고
고율 관세 등 기조 강행 재확인
파월 연준 의장 비난 발언도
“연준 일 안 해도 물가 내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맞은 29일(현지시간) 미시간주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그간의 국정 성과를 자화자찬했다. 이민 통제, 고율 관세 드라이브에 대한 반발 여론이 커지고 있음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정책 기조를 바꾸지 않겠다는 점도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디트로이트 외곽 머콤 카운티의 한 대학에서 열린 집회 연설을 통해 “역사상 어떤 행정부보다 가장 성공적인 첫 100일을 보냈다”고 주장했다. 특히 자동차 ‘빅3’ 회사들의 본거지인 미시간주 민심을 의식한 듯 관세 부과로 제조업과 일자리가 미국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그는 “모두가 여기에 와서 공장을 짓고 있다”면서 “지난 40년 동안 그들이 우리의 물을 빼먹었지만 이제는 우리가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친구와 적에게 이용당했고, 무역에서는 친구가 더 많이 우리를 이용했다”는 기존 주장도 반복했다. 그는 “여러분은 드디어 노동자를 위한 투사를 백악관에 가지게 됐다. 난 중국을 우선하는 대신에 미시간을 우선할 것”이라고도 했다.
각국과의 관세 협상에 대해선 미국이 우위에 있다고 강조하며 “우리는 그냥 가격을 정할 수 있지만 난 공손하고 친절해지고 싶다. 하지만 협상이 너무 오래 걸리면 그냥 가격을 정하겠다”며 협상이 만족스럽지 않으면 관세를 임의로 정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145%의 관세가 부과된 중국에 대해선 “우리는 중국과 잘 지낸다”며 “공정한 합의”를 하겠다고도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미시간주 워런의 머콤 카운티 커뮤니티칼리지 스포츠엑스포 센터에서 자동차 노동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취임 100일 기념 집회를 열고 있다. AFP연합뉴스
1시간 30분가량 이어진 연설은 대선 유세와 흡사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지율이 하락한 것으로 나온 여론조사를 “가짜”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이민 정책을 설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국경 단속 강화로 이주자 유입이 크게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연단 뒤에 자리한 자동차 노동자들을 포함해 3000여명의 청중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에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다. 머콤 카운티는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56%의 지지를 보내며 그의 경합주 승리를 견인했다. 하지만 집회장소인 머콤 커뮤니티 칼리지 밖에는 반대 시위도 벌어졌다고 뉴욕타임스 등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물가는 기본적으로 내려왔고, 금리도 내렸다. 연준에 제대로 일하지 않는 사람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라면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을 공격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취임 100일을 맞아 ABC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관세로 인한 경제 불안 우려를 반박하며 대중국 관세를 옹호했다. 그는 중국에 대한 고율 관세가 전자제품, 의류, 주택 건설 관련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에 “중국은 아마도 (미국의 대중국) 관세를 흡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유권자들이 관세에 반발하는 것에 대해선 “나는 그것(관세 정책)에 기반해 선거운동을 했고 그들은 그것을 선택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