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 북구 함지산 산불 발생 이틀째인 지난 29일 산불 진화 헬기가 불을 끄고 있다. 한수빈 기자
하루 만에 큰 불씨가 잡힌 대구 북구 함지산에서 잔불이 점차 확산하자 산림당국 등이 헬기를 대거 투입해 진화에 나섰다. 소방청은 국가소방동원령을 내렸다.
산림청 중앙사고수습본부는 함지산에서 잔불 정리 중 산불영향구역 내에서 되살아난 불씨가 확산해 헬기 43대를 투입해 진화 중이라고 30일 밝혔다. 진화차량 등 장비 45대와 인력 196명도 투입됐다.
불길이 확산하자 산림청은 이날 오후 5시47분을 기해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했다. 이는 특정 시·도의 소방력으로 화재 등 재난에 대응하기 어렵거나 국가 차원에서 소방력을 재난 현장에 동원할 필요가 있을 때 소방청장이 내린다.
이에 따라 현재까지 경북소방본부 소속 펌프차와 물탱크차 각 5대가 현장에 투입됐다.
재발화가 진행된 곳은 함지산 산불영향구역 내 북쪽 및 동쪽 5개 지점이다. 당초 30일 날이 밝은 뒤인 오전 5시37분쯤부터 소방당국 헬기 6대와 산림청 5대, 대구시 임차헬기 3대 등 14대가 투입돼 진화 작업을 벌였다.
이날 계속된 진화 작업에 사그라든 불씨가 강풍 등 영향으로 되살아나는 일이 반복됐다. 그러던 중 오후 들어 순간최대풍속이 초속 5~10m인 바람을 불면서 북구 구암동과 서변동 방면으로 많은 연기가 발생해 퍼졌다.
현재 북구 서변동 방향으로 약 2.1㎞ 화선(불길 길이)이 형성된 것으로 산림당국은 보고 있다. 다만 아직 기존 산불로 형성된 영향구역을 벗어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산림당국은 일몰 이후에도 진화 인력과 열화상 감지용 드론 등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계속할 예정이다.
대구 북구는 산불이 더 번질 것을 대비해 인근 주민에게 대피 안내문자를 보냈다.
북구청은 이날 오후 5시13분쯤 “함지산 산불 확산. 서변동 인근 주민들은 즉시 동변중, 연경초, 팔달초, 북부초로 대피 바란다”는 내용의 긴급 재난문자를 발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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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함지산에서 지난 28일 오후 2시쯤 불길이 시작돼 국제규격의 축구장(7140㎡) 약 364개 면적의 산림 260㏊(잠정 집계)를 태우고 약 23시간 만인 29일 오후 1시쯤 진화됐다.
주불 진화 약 6시간 뒤인 29일 오후 7시31분쯤 함지산 내 백련사 방면 7부 능선에서 잔불이 되살아났다. 산림·소방당국은 30일 이른 시각부터 잔불을 정리 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