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진법사 게이트’ 연루 정조준
김건희 수행비서 2명 집도 포함
김 여사 측 “망신주기” 입장문
검찰이 30일 이른바 ‘건진법사 게이트’와 관련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사저 등을 압수수색했다. 윤 전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공천 관련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는 건진법사 전성배씨의 혐의를 입증하기 위한 절차지만 윤 전 대통령 부부 쪽으로 불똥이 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단(단장 박건욱 부장검사)은 이날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에 있는 윤 전 대통령 사저와 김건희 여사가 운영하던 코바나컨텐츠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김 여사의 수행비서 2명의 자택도 함께 압수수색했다. 김 여사는 피의자가 아닌 참고인 신분으로 압수수색을 받았다.
영장엔 ‘피의자들(전씨 외 1명)이 2022년 4~8월경 공직자의 직무와 관련해 공직자의 배우자에게 선물을 제공했다’고 적혔다. 검찰은 김 여사와 수행비서의 휴대전화와 메모장 등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은 오전 9시쯤부터 시작해 오후 3시40분쯤까지 6시간여 동안 이뤄졌다.
검찰은 2018년 지방선거 공천개입 의혹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전씨와 관련해 추가 수사를 벌여 전씨가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측근으로 행세하며 금품·이권을 받은 정황 등을 추적하고 있다. 특히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인 2022년 전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고위 간부 윤모씨가 전씨에게 김 여사 선물용으로 고가의 가방과 목걸이 등을 건넨 정황을 파악했다. 다만 이런 선물들이 김 여사에게 전달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검찰은 전씨의 처남 김모씨 등 전씨 일가가 대통령실 행정관으로 일한 신모씨 등을 통해 윤석열 정부의 인사나 정책 결정에 관여한 의혹 등도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거주지가 압수수색을 당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은 12·3 불법계엄 사태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수사를 받으면서 관저 압수수색을 수차례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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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대선을 앞두고 조직 보호 차원에서 뒤늦게 ‘면피용 수사’에 나선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검사 출신 A변호사는 “검찰로선 대선 이후 특검이 수사를 진행하게 되면 수사를 제대로 못했거나 안 했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는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며 “사정 능력을 보여줌으로써 검찰의 존재 의의를 드러낼 필요성도 느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여사 측 변호인은 검찰의 압수수색에 반발하며 낸 입장문에서 “검찰의 줄서기 또는 전직 대통령 및 영부인에 대한 망신주기 아닌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