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위 출범 첫 공약 “근본적 검토”
이 후보 “주 4.5일제 기업 확실한 지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사진)가 30일 “장시간 노동과 ‘공짜 노동’의 원인으로 지목되어온 포괄임금제를 근본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근본 검토’라고 밝힌 만큼 포괄임금제 금지 법제화까지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노동계는 환영, 재계는 우려 입장을 보이면서 포괄임금제가 대선 쟁점이 될지 주목된다.
이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직장인 맞춤 공약으로 포괄임금제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 과정에서 임금 등 근로조건이 나빠지지 않도록 철저히 보완하겠다”며 “사용자에게는 근로자의 실근로시간을 측정·기록하도록 의무화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가 선거대책위원회를 구성한 후 발표한 첫 공약이다.
포괄임금제는 근로 형태상 추가 근무수당을 명확히 집계하기 어려운 경우 기본급에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을 미리 포함해 지급하는 근로계약을 말한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지난 3월 발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직장인 8209명 중 44.2%가 포괄임금제를 적용받고 있다고 답했다. 노동계를 중심으로 포괄임금제 때문에 실제 근로시간에 비해 적은 가산수당을 받는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 후보 발표는 지난해 총선 공약의 연장선상이다. 민주당은 총선에서 포괄임금제 금지를 근로기준법에 명문화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민주당 다수 의원이 22대 국회에서 같은 취지의 법안들을 발의해놓은 상태다.
전호일 민주노총 대변인은 논평에서 “장시간 노동이나 공짜 노동을 부추기는 포괄임금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것은 노동계가 오랫동안 요구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재계 관계자는 “노사 간 입장이 다른 포괄임금제를 굳이 지금 꺼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재계는 포괄임금제가 시간 외 수당을 매번 계산하는 관리 부담을 덜 수 있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이 후보는 근로시간 단축 등 직장인을 겨냥한 여러 공약도 내놨다. 특히 “2030년까지 근로시간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이하로 단축하겠다”며 “기업들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주 4.5일제 도입 기업에 대해 확실한 지원 방안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또 직장인의 휴가 사용률을 높이기 위해 연차휴가 일수와 소진율을 선진국 수준으로 확대하고, 연차유급휴가 취득 요건을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사용하지 못한 휴가는 연차휴가 저축제도를 통해 3년 안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편의성을 높이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전월세 관련 주거지원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전세자금 이차보전을 확대하고, 월세세액공제 대상자 소득기준을 상향하는 방안이 골자다. 맞벌이 부모들을 상대로는 자녀교육비 세액공제 대상을 초등학생 자녀의 예체능 부문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