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흥구·오경미 “선거 행위 개입은 사법부 정치화 불러와” 우려
대법원이 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지만 재판에 참여한 12명의 대법관 중 이흥구·오경미 대법관은 반대의견을 냈다. 두 대법관은 이 사건을 유죄로 보는 것은 “민주주의 발전의 역사를 후퇴시키는 퇴행적 발상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들은 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에 대한 대법원 판례가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는 방식으로 정립돼왔다고 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이학수 정읍시장 사건도 이 판례를 인용해 무죄 취지로 판결했다. 두 대법관은 사법부가 ‘선거 공정성’을 이유로 선거 행위에 다수 개입하는 것은 “사법의 정치화를 불러오게 된다”고 우려했다.
두 대법관은 선거 과정은 그 자체가 ‘고도의 정치적 영역’이라며 여기서 나오는 발언들은 사실·의견·평가가 혼재돼 사실의 허위성을 명확히 가릴 수 없고, 이에 대해 사법부가 판단하는 것은 더 큰 사회적 혼란을 불러일으킨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법원이 정치적 혼재 영역에 개입해 공표 발언의 허위성을 가리는 것은 그 자체로 법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해치는 부작용이 있다”며 “설령 그 사법적 판단이 법적으로 정당하더라도 정치집단 사이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안에서는 법원이 선거에 개입했다는 비판에 놓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두 대법관은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과 골프를 한 적 없다’는 이 후보 발언이 사실을 왜곡한 게 아니라 기억을 토대로 발언한 것이라고 봤다. 또 골프를 함께 친 사실을 부정했다기보다는 ‘조작된 사진이다’라는 의미를 담은 말로 해석할 여지도 크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원합의체 결론에 대해 “다른 합리적 해석의 가능성을 배제하는 것은 정치적 표현의 자유의 중요성을 충분하게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이는 ‘의심스러울 땐 피고인에게 유리하게’라는 형사법 기본 원칙에도 반한다고 했다.
백현동 발언에 대해선 ‘의견 표명’에 해당한다고 봤다. 두 대법관은 “피고인이 정치적 공격을 받는 상황에서 자신을 방어하는 과정에서 나오게 된 것”이라며 “과거 실행한 정책의 배경과 공과를 설명하면서 ‘정치적 책임이 국토부에 있다’는 것을 강조한 언급으로서 의견 표명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또 “사실을 드러낸 것인지, 의견이나 추상적 판단을 표명한 것인지 단정하기 어려운 표현인 경우 원칙적으로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보는 게 대법원 판결례 흐름에도 부합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