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5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불기 2569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서 봉축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불기 2569년(2025년) 부처님오신날인 5일 석가모니의 탄생을 축하하고 불교의 가르침을 되새기는 법회가 전국 사찰에서 열렸다.
한국 불교 최대 종단인 대한불교조계종은 이날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을 비롯한 불교계 주요 인사와 정관계 인사 등 1만명이 참석한 가운데 봉축 법요식을 봉행했다.
진우스님은 봉축사에서 “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은 이웃들, 지진으로 희생된 미얀마의 생명들 그 아픔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라며 “한 사람의 자비가 열 사람을 구하고, 한 사람의 보시가 세상을 밝힌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 지도자와 공직자들에게 “지금 우리 사회는 깊고 험한 강을 건너고 있다”며 “삼독심을 비우고, 자비와 복덕의 보살심으로 맑은 정치, 따뜻한 행정을 펼쳐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대한불교천태종 총무원장 덕수스님은 별도로 배포한 봉축사에서 “우리는 지금 미증유의 혼란과 고통의 시대를 극복하고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질서와 가치를 만들어가려는 중차대한 기로에 서 있다”며 “대한민국의 국운이 융창하고 세계 인류가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기도하면서 부처님께서 열어 보이신 참 생명, 참 행복의 길로 나아가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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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법요식에서는 제주항공 참사 유족, 일본 니토덴코가 한국 자회사 청산을 결정해 해고된 최현환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장, 이종걸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대표, 이철빈 전세사기 피해자 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 윤종술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대표 등 괴로움에 직면하거나 소수자로서 어려움을 겪는 이들과 주요 정당 대선 주자 등이 헌화했다.
조계종이 해고 노동자나 참사·사망 사고 유족 등을 부처님오신날 헌화자로 다시 초청한 것은 2022년에 이어 3년 만이다. 조계종은 2012년 이후 법요식에 사회적 약자를 초청해왔으나, 윤석열 정부 들어 10년 넘게 지속됐던 이 관행이 중단됐다. 앞서 진우 스님은 조계종 진우 총무원장은 지난달 22일 간담회에서 “올해 봉축법요식엔 사회적 약자와 고통받는 이들을 초청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