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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유심 혼란, SKT ‘피해자 중심’ 대책 세워야

입력 2025.05.05 19:13

수정 2025.05.05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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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의 유심(USIM) 정보 해킹 사고 발생 17일이 지났지만 가입자들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유심 교체 지연 갈등이 커지고, 다른 통신사로 번호이동하는 소비자가 늘자 ‘위약금 면제’ 논란도 일고 있다. 소비자·피해자를 우선하지 않는 수습책에 불만이 쌓여 터지는 모양새다.

SKT는 5일부터 전국 티월드 매장 2600곳과 온라인에서의 신규 가입자 모집을 중단하고 유심 교체에 집중한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이날 “현재까지 유심 교체는 100만명 정도이고, 교체 예약 신청자는 770만명”이라며 “유심 물량을 최대한 빨리 확보해 신속한 교체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용자 보호 방안으로 내놓은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자가 이날 오전 기준 2218만명을 넘어 전체 가입자(약 2300만명)의 95% 이상이고, “지금까지 불법적 유심 복제 피해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회사 측은 전날 국회 입법조사처가 “SK텔레콤의 귀책 사유로 해킹이 발생해 고객이 해지를 요구할 경우 약관을 근거로 위약금을 면제할 수 있다”고 지적한 데 대해선 말을 아꼈다. “여러 측면에서 검토하고 있다”며 기존 입장만 반복한 것이다. 입법조사처는 ‘위약금 면제 조치가 업무상 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주장에도 “배임의 고의가 명확하게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위약금 면제에 힘을 실었다. 회사는 위약금 면제가 거액의 금전적 손해뿐 아니라 가입자 이탈도 늘릴 수 있어 결정을 미루는 걸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회사 귀책 사유가 크고 고객은 피해자일 뿐이다. 소비자 편익 보호를 앞세우지 않는 대책은 사태 진정과 신뢰 회복까지 임시방편에 그칠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지난달 18일 해킹 발생 후 사측 대응이 기민하지 못해 소비자 불만을 키웠다. 사고 직후 바로 고객에게 알리고 ‘유심보호서비스’ 등을 안내해야 했음에도 소극적으로 대처했던 것이다. 가입자 민원·분노가 폭발하자 뒤늦게 유심 교체 방침을 내놓았지만, 물량 부족에 오픈런까지 유심 대란 사태를 불렀다. 이런 결과는 1위 이동통신사가 소비자 구제·신뢰보다 회사 손실 줄이기에 더 골몰한 탓은 아닌가.

소비자 신뢰를 잃어버린 기업은 지속 가능할 수 없다. 신뢰 회복에 최선을 다해 피해자 보호에 적극적·선제적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위약금 면제 조치도 피해자 중심 기준에서 적극 고려할 문제가 됐다.

유심 해킹 사태로 SKT 전국 T월드 매장에서 신규 가입 업무 중단을 시작한 5일 서울 시내 한 SKT 대리점에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정효진 기자

유심 해킹 사태로 SKT 전국 T월드 매장에서 신규 가입 업무 중단을 시작한 5일 서울 시내 한 SKT 대리점에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정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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