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인 지난 5일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열대동물관을 찾은 시민들이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연합뉴스
영유아 자녀를 둔 가구는 무자녀 가구보다 전체 생활비 지출은 더 많지만, 부모 개인이 쓰는 여가 및 문화생활비는 무자녀 가구의 3분의 1에도 미치는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한 양육비 보조를 넘어, 자녀를 키우는 부모의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출산 지원정책이 확대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육아정책연구소가 발간한 보고서 ‘영유아자녀 가구와 무자녀 가구의 생활비 지출, 어떻게 다를까’를 보면, 영유아자녀를 둔 가구는 자녀 양육을 위해 부모들이 지출하는 비용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기준, 영유아자녀 가구의 전체 생활비 지출액은 월평균 377만5000원으로 무자녀 가구 355만원에 비해 27만5000원 더 많았다. 하지만 양육비용을 제외하면 영유아자녀 가구의 생활비는 226만9000원으로 오히려 무자녀 가구에 비해 128만원 정도 적었다.
특히 여가 및 문화생활비의 경우 영유아자녀 가구는 전체 생활비 중 36만8000원을 사용해 49만9000원을 쓰는 무자녀 가구 비해 13만1000원이 적었다. 이중에서도 부모 개인이 사용한 금액으로만 좁히면 이들의 여가 및 문화생활비는 15만4000원에 불과했다. 의류비 역시 무자녀 가구는 30만7000원을 쓰는 데 반해 영유아 자녀 가구의 부모는 10만원 정도를 지출했다. 반대로 영유아 가구가 상대적으로 더 많이 쓰는 항목은 수도광열비, 교통비, 통신비 등 가족 단위로 늘어나는 필수 지출이었다.
영유아자녀 가구와 무자녀 가구의 월평균 생활비 지출액 비교/육아정책연구소
이런 결과는 “아이를 낳지 않아야 좀 더 여유롭게 생활을 즐길 수 있다”는 인식을 강화해 ‘저출생 현상’을 심화시킬 수 있다. 무자녀 가구는 자녀를 양육하는데 예상되는 비용을 실제 영유아 가구가 사용하는 비용보다 20만원 정도 높게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출산을 꺼리게 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보고서는 “그간 저출생과 관련한 지원이 주로 양육비용 경감에만 초점이 맞춰졌으나 가구 단위의 생활비 부담을 가중하는 원인에 대한 지원, 부모의 삶의 질 제고를 위한 지원으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저소득·다자녀 가구에만 수도광열비 등을 지원하는데 이를 전체 유자녀 가구로까지 확대하는 방안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비용적 측면과 더불어 실질적으로 부모가 여가·문화생활에 참여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의 확보도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