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류현진이 6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삼성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류현진이 6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삼성전에 선발 등판해 투구를 준비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다시 8연승이다. 바닥 찍고 정상까지 날아오른 한화가 패배를 잊은 채 고공비행을 하고 있다.
한화는 6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홈경기에서 삼성을 3-1로 꺾었다. 지난달 13일 대전 키움전부터 23일 부산 롯데전까지 8연승을 질주하던 한화는 2연패 뒤 26일 대전 KT전부터 재차 8연승을 달렸다.
개막 초반 지독한 타격 부진에 시달린 한화는 4월3일까지 3승7패를 기록하며 단독 최하위까지 추락했지만, 극적인 반등과 함께 전날 LG와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한화가 30경기 이상 치른 시점에 1위에 오른 건 2007년 이후 무려 18년 만이다. 이날 승리로 한화는 잠실에서 두산을 물리친 LG와 공동 1위(23승13패) 자리를 지켰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바닥부터 정상까지 오른 극적인 과정에서 팬심도 폭발했다. 대전 구장은 이날도 1만7000석 모든 좌석이 다 팔려 시즌 15번째 매진을 기록했다. 대전 구장에서 만난 심훈보(58)씨는 “1위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는데 굉장히 기쁘다”며 “일희일비하지 않으며 응원하고 있으니 선수들이 지금 느낌을 끝까지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한화를 정상까지 이끈 가장 큰 힘은 마운드에서 나왔다. 코디 폰세, 라이언 와이스, 류현진, 엄상백, 문동주로 이어지는 선발뿐 아니라 마무리 투수 김서현이 있는 불펜도 탄탄하다. 이 경기 전까지 한화 선발진 평균자책은 2위(3.17), 불펜진 평균자책은 3위(3.08)였다.

한화 에스테반 플로리얼이 6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삼성전에서 타겨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최재훈이 6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삼성전에서 타격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투수진이 버텨주기 때문에 득점을 많이 하지 못해도 경기에서 이긴다. 한화가 이번에 8연승 하는 동안 가장 많이 낸 점수는 지난달 30일 대전 LG전 5점이다. 8경기 중 7경기가 2점 차 이내로 승부가 갈렸다. 1점 차 승리도 4번이나 된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경기 전 “10개 구단 중 투수진이 제일 탄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 양상도 비슷했다. ‘토종 에이스’ 류현진이 5이닝 4안타 4사사구 6삼진 1실점을 기록하며 원태인을 내세운 삼성과 선발 싸움에서 밀리지 않았다. 특히 4개의 사사구를 허용하며 흔들린 류현진이 5이닝까지 최소 실점으로 버틴 것이 주효했다.
타선은 승리에 필요한 점수를 뽑았다. 0-1로 뒤진 5회말 선두 타자 황영묵이 우중간 2루타를 친 뒤 상대 포일을 틈타 3루까지 갔다. 계속된 무사 3루에서 최재훈이 원태인의 4구째 직구를 받아쳐 우전 적시타로 1-1 균형을 맞췄다. 이후 심우준의 투수 땅볼과 최인호의 우익수 뜬공으로 대주자 이원석이 3루까지 갔고, 에스테반 플로리얼이 경기를 뒤집는 우전 적시타를 터트렸다. 한화는 2-1로 앞선 6회말 선두 타자 노시환이 좌중간 2루타로 만든 기회를 살려 추가 득점했다.

한화 한승혁이 6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삼성전에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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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을 부여받은 마무리 김서현이 빠진 불펜도 강력했다. 박상원이 6회초를 실점 없이 막았고, 7회초 등판한 김범수가 선두 타자 김성윤을 잘 잡은 뒤 김태근에게 볼넷을 내주자 고졸 신인 정우주가 소방수로 투입돼 상대 중심 타자 강민호, 르윈 디아즈를 범타로 처리했다. 8회초 2사 1루에서 마운드를 이어받은 조동욱이 전병우를 삼진으로 잡아 이닝을 마무리했고, 9회초 마지막 투수 한승혁이 승리의 마침표를 깔끔하게 찍었다. 류현진은 시즌 4승(1패)째를 거뒀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경기 후 “류현진이 5이닝 최소 실점으로 선발 투수 역할을 잘해줬다”며 “마무리 투수가 휴식인 상황에서도 불펜들이 무실점으로 잘 막아낸 점도 칭찬하고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