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스마트패션산업센터, 지역 봉제공장 1388곳 협업
‘S+라운지’ 등 독자적 브랜드 만들어 제조·유통·홍보 지원
작년 ‘유어즈’ 매출 1억5000만원…지역산업 모델 자리매김

서울 성북구 ‘성북스마트패션산업센터’ 1층에 마련된 쇼룸 전경. 성북구 제공
서울 성북구가 1388개에 달하는 지역 내 봉제공장을 지원하며 성북만의 독자적인 ‘브랜드’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성북 곳곳의 ‘실력 있는’ 봉제공장을 통해 ‘메이드 인 성북’ 제품을 생산하며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세대교체도 꾀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성북스마트패션산업센터가 있다. 하청 중심의 생산구조로 위기를 겪는 영세 봉제업체들이 자체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제조-유통-홍보’를 돕는 지역산업 모델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의 센터는 영세 봉제업자들을 위한 각종 고가 장비들도 고루 갖추고 있다.
지하 1층 스마트장비실을 가득 채우고 있는 산업용 재봉기기와 프린팅 장비 등 대형 장비들은 영세 업체들의 일손을 돕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전문 인력이 캐드작업(원단에 옷의 각종 조각을 그리는 작업)부터 재단까지 각 봉제업체가 요청한 작업을 무료로 제공한다.
지상 2층 공동작업공간에 설치된 멀티스티치, 오드람프, 자동스냅기 등 최신식 특수 봉제장비 15종 역시 지역의 영세 봉제업체들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6일 홍윤경 성북스마트패션산업센터 부장은 “기존에는 손으로 직접 재단하거나, 또다시 외주를 줘야 했던 작업들을 이곳에서는 무료로 할 수 있기 때문에 큰 비용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상 1층 쇼룸에는 지역 브랜드인 ‘유어즈(URZ)’와 ‘S+라운지’의 다양한 제품들이 전시·판매된다. 성북구는 현재 ‘유어즈’와 ‘S+라운지’ 두 개의 자체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외부 업체의 지원이나 협력 없이 지역에서 자생적으로 의류 브랜드를 만들어 생산·판매까지 하는 곳은 성북구가 서울에서 유일하다. 숙련된 봉제 기술과 신진 디자이너의 협업을 바탕으로 지역 고유의 브랜드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매년 시즌별로 상품을 기획·제작해 판매하는 ‘유어즈’는 지난해에만 1억5000만원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했다. 온라인은 물론 오프라인을 통해서도 구매가 가능하다. 성북 관내 국공립 어린이집 원복부터 트레이닝복, 아동복, 각종 작업복 등 다양한 의류가 ‘유어즈’의 이름을 달고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다.
‘S+라운지’는 매년 두 차례 공모를 통해 선발한 봉제업체들이 센터와 협력해 제작한 의류에만 부여하는 브랜드다. 참여 업체의 고유상표와 함께 ‘S+라운지’ 태그를 함께 부착해 판매하기 때문에 품질보증 기능까지 수행하고 있다. 일종의 이마트의 ‘노브랜드’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홍 부장은 “일정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업체들은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고자 하는 의지가 크다”며 “센터의 입점 계약을 통해 디자인 방향과 제작, 품질검수 등을 함께 진행하며 ‘S+라운지’ 브랜드로 제품을 출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상품 제작부터 홍보까지 센터가 직접 지원하기 때문에 판매된 제품의 수익은 카드수수료 등 최소한의 수수료를 제외하고 전부 봉제업체에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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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구의 봉제업체 지원사업은 청년창업교육과 맞물려 세대교체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센터의 청년창업교육을 받은 지역 청년이 부모의 공장을 물려받아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내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홍 부장은 “항상 수동적이었던 사장님들이 자녀나 청년 제작자들과 협업을 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배우려는 모습을 보일 때 우리가 제대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센터는 더 다양한 판로를 확보하기 위해 올해부터 샘플북을 제작해 주요 기관에 배포하고 플랫폼 확장에도 나선다. 또 시즌별 패션쇼 등도 추진해 더 많은 곳에 ‘메이드 인 성북’ 제품을 알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