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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가자 점령 작전’, 내부서는 “망상”

‘기드온의 전차’ 작전 승인…“철수 안 할 것” 공식화

13일 트럼프 중동 순방 시작, 끝날 때까지 실행은 연기

‘극우 눈치’ 정치적 결정…“인질 대신 영토 선택” 비판도

네타냐후 ‘가자 점령 작전’, 내부서는 “망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 출범 뒤 호시탐탐 팔레스타인 영토를 노려온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군사작전을 확대하고 종국에는 이곳을 점령하는 계획에 착수했다.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모두 내쫓아 휴양지로 개발하겠다고 선언한 트럼프 대통령의 암묵적 승인 내지 지원을 기대하며 국제사회가 ‘불법’으로 규정한 점령을 공식화한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계획이 가자지구 주민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군인과 가자에 억류된 인질들도 심각한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비판이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나온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5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내각이 전날 밤 만장일치로 승인한 일명 ‘기드온의 전차’ 작전이 “망상적 계획”이라고 비판하며 이스라엘이 이 작전으로 가자지구에서 “또 다른 재앙”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군사작전으로는 ‘하마스 궤멸’이라는 전쟁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뿐더러 오히려 자국군과 인질, 팔레스타인 민간인의 대규모 인명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각이 승인한 작전 계획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를 점령하고 영토를 유지하는 구상이 포함됐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사진)도 내각 의결 뒤 자신의 소셜미디어에서 “한 가지는 분명하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 들어갔다가 철수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점령을 공식화했다.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내각은 오는 13일부터 시작되는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순방이 끝날 때까지 해당 작전을 실행에 옮기지 않을 계획이다. 트럼프의 중동 순방이 끝날 때까지 휴전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점령 작전을 시작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의 승인을 기다리는 제스처를 취하면서도 사전에 점령 계획을 공표하며 하마스를 압박, 협상력을 키우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이스라엘 내각이 그간 ‘극우의 망상’ 정도로 취급되던 가자지구 점령을 공식화한 것은 내부 강경파를 달래기 위한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생존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레츠는 “네타냐후에게 인질들의 생명보다 정권의 생존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가자지구에서 분쟁의 지속 및 확대가 붕괴 위험에 놓인 네타냐후 정권의 ‘생존 수단’이라는 지적이다. 각종 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는 네타냐후 총리는 연립정부에서 탈퇴해 정권을 붕괴시키겠다는 극우 연정 파트너들의 압박을 받아왔으며, 이로 인해 이번 전쟁 내내 극우에 휘둘린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미 뉴욕타임스(NYT) 역시 가자지구 점령 계획이 “하마스 소탕 실패에 실망한 일부 강경 지지층을 향한 네타냐후 총리의 메시지로 보인다”면서 “전쟁 국면을 고조시키는 것은 그에게 국내 정치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러나 정권의 ‘단기적인 생존’ 외 군사작전의 실익에 대해선 의문이 제기된다. 이스라엘 정보 책임자를 지낸 타미르 헤이만은 압도적 군사력으로 하마스를 압박하려는 시도가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효용을 잃었다고 NYT에 말했다.

하레츠도 작전 실패 가능성을 높게 봤다. 하레츠는 “네타냐후 정부는 실현하기 매우 어려운 망상에 빠져 있다”며 “작전 과정에서 더 많은 인질이 죽고 병력 손실이 초래될 수 있으며, 가자 주민들의 강제이주는 추가적인 대량 살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정권이 일시적인 정치적 이득을 얻으려고 그 대가를 국가 전체에 지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인질 가족들은 “인질 대신 영토를 선택하겠다는 것”이라며 정부 결정을 맹비난했다.

실제 에얄 자미르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내각 회의에서 점령 작전을 시작하면 인질들이 며칠 내 사망할 수 있으며, 이미 사망한 인질들의 시신도 영영 찾지 못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군이 가자 전역에서 공격을 강화할 경우 무장세력이 인질들을 식수와 음식이 없는 땅굴에 버려두고 도망칠 가능성이 있으며, 이로 인해 며칠 내 굶주림이나 폭격 등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보안당국은 은신처를 알고 있는 하마스 대원이 사망할 경우 일부 인질 시신은 영영 찾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하마스 정치국 고위 간부인 바셈 나임은 이날 AFP통신 인터뷰에서 “가자지구에서 기아 전쟁과 토벌전이 계속되는 한 대화에 참여하거나 새로운 휴전 제안을 고려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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