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과학원, 피해면적 10만4000ha 기준 추산
중형차 7175만대 서울·부산 왕복 배출량 맞먹어

경북 의성군 괴산리에서 지난 3월 발생한 산불이 할퀴고 간 상처가 발화지점 일대 야산에 검게 퍼져 있다. 문재원 기자
지난 3월 영남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던 산불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이 700만t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됐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확정한 영남지역 산불 피해면적(10만4000㏊)을 기준으로 산정한 온실가스 배출량이 약 764만t으로 추산됐다고 7일 밝혔다.
앞서 산림과학원은 지난 3월 영남지역 산불 진화 이후 잠정 집계된 산불영향구역 면적(4만8239㏊)을 토대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약 366만t으로 추정했었다. 그러나 실제 집계된 산불 피해면적이 두 배 이상 늘어나면서 이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 추정치도 크게 늘어났다.
산불이 발생하면 나무가 불에 타면서 이산화탄소 등 각종 온실가스가 배출된다. 온실가스 배출량은 피해 면적과 산림의 양을 기준으로 산정하게 된다. 여기에는 임상비율과 목재기본밀도, 바이오매스 확장계수, 연소효율 등이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이를 기반으로 산림과학원이 추산한 영남 산불 피해지역 온실가스 배출량은 이산화탄소 677만6000t, 메탄 56만8000t, 이산화질소 29만8000t 등이다. 산림과학원은 이 같은 온실가스 배출량은 중형차 7175만대가 서울∼부산을 왕복할 때 배출되는 양과 같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김래현 산림과학원 산림탄소연구센터장은 “산불은 수세기 동안 저장된 탄소를 한순간에 베출시키고 산림의 탄소 흡수 능력까지 약화시킨다”며 “산불이 나면 산림이 탄소 흡수원이 아니라 배출원이 될 수 있는 만큼 적극적인 산불 예방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앞서 영남지역 대형산불로 산림 10만4000㏊가 소실돼 1987년 산불 피해 통계를 시작한 이후 가장 큰 규모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또 이번 산불로 27명이 사망하는 등 모두 18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전체 피해액이 1조818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