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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방정치’ 드러낸 친윤 주도 단일화, 국민이 모를 줄 아나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오른쪽)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가 7일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서 후보 단일화 관련 회동을 하기 전 악수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오른쪽)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가 7일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서 후보 단일화 관련 회동을 하기 전 악수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국민의힘 6·3 대선 경선에 나섰던 후보들이 7일 당 지도부와 친윤계의 ‘보수 후보 단일화 속도전’을 강력 비판했다. 당 밖의 한덕수 예비후보를 옹립하려는 친윤계의 단일화 농단이 도를 넘은 탓이다. 자당 대선 후보를 뽑자마자 바로 다시 전당대회를 열겠다는 후안무치한 행태를 어떤 국민이 납득하겠는가.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용산과 당 지도부가 합작해 느닷없이 한덕수를 띄우며 탄핵 대선을 윤석열 재신임 투표로 몰아가려 했다”면서 경선 탈락에 ‘공작’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안철수 의원도 페이스북에 “한덕수가 ‘점지’된 후보였다면 경선에 나섰던 후보들은 들러리였던 것이냐”며 “차라리 가위바위보로 후보를 정하는 게 나았을 것”이라 했다. 공당에서 지도부까지 나서 특정 후보를 옹립·탈락시키려 했다면 묵과할 수 없는 일이다. 국민의힘은 ‘공작’의 실체를 철저히 밝혀야 한다.

그간 친윤계 행태를 보면 이런 의혹이 무리가 아니다. 소속 의원 과반인 50여명이 당 경선은 도외시한 채 ‘한덕수 출마 촉구’에 나서고, 지난 2일 그의 무소속 후보 출마선언식에 의원 10여명이 참석하는 해당 행위를 서슴지 않았다. 권영세 비대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의 ‘쌍권’ 지도부는 후보 확정 다음날 김문수 후보 측에 ‘사흘’ 이내 한 후보와 단일화할 것을 요구하고 후보 교체에 대비한 전당대회를 소집해 놓기도 했다. 모두 공당에선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친윤계 뒷배를 믿고 단일화에만 목매는 한 후보도 파렴치하다. 한 후보는 7일 긴급 회견을 통해 ‘정치가 폭력’이라고 비난하며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대선 후보 등록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대통령 권한대행이 지켜야 할 금도와 국정을 팽개치고 명분 없는 출마를 강행하더니, 국민의힘 친윤계가 태워줄 꽃가마가 아니면 그만두겠다고 압박한 것이다. 김 후보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걸로 사퇴 자락이라도 미리 깔아두려는 속계산인 것인가. 김·한 후보는 이날 저녁 일대일 회동을 갖고 단일화를 논의했지만 어떤 합의도 이루지 못했다. 재회동 날짜도 잡지 못한 것을 보면 사실상 파국 분위기다.

당 경선도 보수 단일화도 모두 김이 빠지면서 국민의힘 ‘업둥이 정치’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국민의힘과 친윤계는 밀실 골방에서 몇몇이 머리를 맞대 모사를 꾸미는 것으로 권력을 유지하고 대선도 해볼 수 있다고 여겼다면 오산이다. 어떤 정치공학도 국민의 상식을 이길 수는 없다. 친윤계 스스로든, 국민이 투표로 말끔히 정리하든 ‘친윤계의 폐족’은 이제 윤석열 내란 청산을 위해 필수적인 것이 되었다. 모두 권력 욕망에 눈이 먼 그들이 자초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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