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긴급 기자회견 개최
‘단일화 로드맵’ 결정에 반발
“당 지도부는 손 떼라” 주장
한덕수에 “시나리오 알았나”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8일 서울 여의도 캠프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8일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와의 단일화 절차를 강행하겠다는 당 지도부 결정에 대해 “강제적 후보 교체이자 저 김문수를 끌어내리려는 작업”이라며 불법이라고 비판했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8시50분쯤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연 긴급 기자회견에서 “본선 후보 등록도 하지 않겠다는 무소속 후보를 위해 저 김문수를 끌어내리려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후보는 당 지도부에 “이 시간 이후 강제 후보 단일화라는 미명으로 정당한 대통령 후보인 저 김문수를 끌어내리려는 작업에서 손 떼라”고 요구했다. 그는 “지금 진행되는 강제 단일화는 강제적 후보 교체이자 저 김문수를 끌어내리려는 작업이기 때문에 법적인 분쟁으로 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저는 민주주의를 위해 일생 동안 싸워왔다. 정당민주주의는 우리 헌법에서 가장 중요한 민주주의 아닌가”라며 “우리 앞에서 진행되고 있는 이 안타까운 사태는 민주주의가 아니지 않나”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자격으로 당헌 제74조의 당무우선권을 발동한다”고 밝혔다. 그는 “저는 후보의 동의를 받지않고 당이 일방적으로 정한 토론회는 불참하겠다”며 “그리고 응분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등 당 지도부에 대한 조치를 예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후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보 등록 마감일(오는 11일) 이후인 다음 주에 단일화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이런 식의 강압적 단일화는 아무런 감동도 서사도 없다”며 “시너지와 검증을 위해 일주일간 각 후보들은 선거운동을 하자. 다음주 수요일(14일)에 방송 토론, 목요일(15일)과 금요일(16일)에 여론조사해서 단일화하자”고 밝혔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전날 오후 김 후보와 한 후보의 단일화 회동이 결렬되자 심야 의원총회를 열고 대선 경선 선거관리위원회와 비상대책위원회를 거쳐 단일화 로드맵을 의결했다
로드맵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6시 유튜브 생중계 방송을 통해 두 후보의 일대일 토론회를 열고, 당일 오후 7시부터 다음 날(9일) 오후 4시까지 ‘후보 선호도’ 여론조사를 시행한다. 여론조사는 경선 때처럼 당원투표 50%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 50% 방식으로 진행된다.
단일화 합의 ‘마지노선’으로 정한 전날 두 후보의 회동이 합의 없이 끝나자 김 후보와 협의 없이 단일화 절차에 착수한 것이다. 당 지도부는 후보 등록 마감일인 오는 11일을 단일화 시한으로 못 박고 김 후보를 압박해왔다.
김 후보는 단일화 논의는 당이 아닌 당무우선권을 지닌 후보가 주도한다며 당 지도부와 갈등을 빚어왔다. 한 후보는 11일까지 단일화되지 않으면 후보 등록을 하지 않겠다며 단일화 방식 결정을 국민의힘에 위임하는 등 당과 보조를 맞춰왔다.
김 후보는 당 지도부의 일방적인 단일화 추진을 사실상 당 지도부와 한 후보의 ‘야합’으로 규정했다. 그는 “한 후보는 당이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한다”며 “이런 시나리오를 사전에 알고 계셨나”라고 물었다.
김 후보는 그러면서 “그래서 우리 당의 치열한 경선이 열리고 있을 때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사임하고 무소속 후보로 등록한 것인가”라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은 들러리였나”라고 비판했다.
김 후보 측은 국민의힘 당헌 규정을 근거로 당 지도부가 후보 교체를 추진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당헌 제74조2에 따르면, 상당한 사유가 있을 때 후보 선출 관련 사항을 선거관리위원회가 심의해 비대위 의결로 결정할 수 있다.
김 후보가 불참 의사를 밝히면서 이날 예정된 일대일 토론회는 진행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 지도부는 토론회가 무산돼도 후보 선호도 여론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어 김 후보와 갈등이 더욱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김 후보와 한 후보는 이날 오후 4시에 다시 만나 단일화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지만, 김 후보가 새로운 단일화 방안을 제안하는 등 변수가 발생해 변동이 생길 수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