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숙명민주동문회와 세상을 바꾸는 숙명인들의 재학생 모임 ‘설화’ 등이 8일 서울 중구 필동 ‘공간 하제’에서 연 ‘김건희 여사 논문 취소 촉구 기자회견’ 중 김 여사의 논문을 검증한 신동순 숙명여대 교수가 발언을 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숙명여대 재학생들과 동문회, 교수진들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석사 학위 논문 표절과 관련해 학위 취소 등 신속한 징계를 촉구했다.
숙명여대 민주동문회와 재학생 모임 ‘설화’, 신동순 중어중문학부 교수는 8일 오전 서울 중구의 공연장 ‘공간 하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즉각적으로 김 여사의 석사 논문을 철회하고 학위를 취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여사의 석사 학위 논문은 지난 2월25일 최종적으로 표절 판정을 받았다. 숙명여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조사 결과 표절로 판단했고 이 결과에 당사자인 김 여사와 표절을 제보한 숙대 민주동문회 측 모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 확정됐다. 논문 표절이 확정되면 대학은 연구비 지원 기관에 대한 통보, 학위논문 지도 및 심사 제한, 해당 논문의 철회 또는 수정 요구 등을 할 수 있지만 숙명여대는 지금까지 관련 조치를 논의하지 않았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양측이 이의제기를 하지 않으면 60일 이내 심의를 통해 제재 수위를 정해야 한다.
숙명여대 민주동문회의 제보 후 김 여사의 논문 표절 여부를 직접 검증했던 신 교수는 “관례적으로 진행하는 연구 윤리 절차에 따르면, 표절이 확정됐으면 바로 징계 관련 회의가 진행돼야 하고 결과가 나와야 한다”며 “당사자와 학내 전체 구성원에게 공개해야 하는데 그 상식적인 절차가 진행되지 않은 상황이다. 교수로서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2022년 자체 검증을 한 결과 김 여사의 논문 표절률은 48.1~54.9%라고 밝혔다.
재학생 황다경씨는 “문제 제기 후 3년 넘는 시간 동안 숙명인들은 기다려왔고, 이제 정의가 이뤄지리라 기대했으나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학위 취소는커녕 징계에 대한 지연 이유조차 설명하지 않고 있다”며 “학생들은 더 이상 부끄럽지 않은 학교를 만들기 위해 논문 표절 심사를 공약으로 내건 총장을 직접 뽑았고 시국선언을 진행했지만 학교는 학생의 목소리에 응답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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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김 여사의 석사 논문은 지금까지 국민을 기만하며 쌓아 올린 거짓 인생의 출발점”이라며 “정의와 윤리를 가장 우선시해야 할 대학이 이러한 부정을 덮고 방관한다면 숙명여대가 대학으로서의 자격이 있는지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앞서 숙명여대는 2021년 민주동문회 측의 관련 제보를 받아 2022년 조사에 착수했다. 표절 의혹이 제기된 논문은 1999년 김 여사가 숙명여대 교육대학원에 제출한 ‘파울 클레(Paul Klee)의 회화의 특성에 관한 연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