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백화점그룹이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호실적을 거뒀다. 주력인 백화점 사업에선 다소 부진했지만 면세점과 온라인 가구·매트리스업체인 지누스 등 자회사 실적이 크게 개선되면서 성장세를 견인했다. 주요 계열사 4곳이 기업가치(밸류업) 제고를 위해 약 3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소각에 나선다.
현대백화점은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12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3%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9일 공시했다. 매출은 1조981억원으로 15.4% 늘었고, 순이익은 883억원으로 24.8% 증가했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백화점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소폭 감소했다. 매출 5890억원, 영업이익 972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각각 0.8%, 5.7% 줄었다. 내수 부진에도 명품 판매가 호조를 보였으나 더현대 광주와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부산·경산점 등의 신규 출점으로 비용이 증가하면서 실적이 주춤했던 것으로 보인다.
면세점은 매출 2935억원으로 22.1% 증가했고 영업손실도 51억원에서 19억원으로 낮아졌다. 여행 수요 회복으로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운영이 활성화하면서 매출을 견인한 것이다.
지누스는 매출이 2499억원으로 64.2% 급증했고 영업이익은 275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191억원 영업손실에서 흑자로 전환한 것이다. 미국 등 주요 고객사의 매트리스 수요 증가에다 재고 효율화와 비용 절감을 비롯한 사업 구조 개편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현대백화점은 평가했다.
현대백화점은 이날 자사주 33만9433주(지분 1.5%)를 장내 취득한다고도 공시했다. 지난해 11월 그룹 차원에서 밸류업 정책을 발표한 데 이어 이번에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를 취득하는 것이다. 주당 가격은 전날 종가인 6만2100원으로 전체 211억원 규모다.
현대백화점은 또 보유 중인 현대홈쇼핑 주식 88만1352주(지분 7.34%)를 지주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주당 거래액은 법인세법상 시가 규정을 적용해 이날 종가인 4만9100원에서 20% 할증된 5만8920원이다. 총 거래금액은 519억원이다.
자사주 취득에 필요한 재원은 현대홈쇼핑 주식 매각으로 유입되는 현금을 활용할 예정이다. 잔여 재원도 자사주 취득에 쓸 계획이다.
이번 지분 매각은 독점 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행위 제한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것이다. 현대백화점은 공정거래법에 따라 자회사 이외의 계열사 지분을 보유할 수 없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그룹 지주회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의 경우 최대주주로서 현대홈쇼핑에 대한 책임경영을 한층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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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현대이지웰과 현대그린푸드도 전날 각각 자사주 71만주(지분 3.0%)와 17만주(0.5%)를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현대이지웰이 자사주를 취득한 건 2020년 12월 현대백화점그룹에 편입된 이래 처음이다. 현대퓨처넷도 지난 7일 자사주 약 110만주(지분 1.0%)를 취득하기로 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앞으로 차별화된 주주환원 정책으로 기업가치 제고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