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전승절 계기 축하연설 진행
김정은의 러시아대사관 방문은 최초
북·러 밀착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소련의 제2차 세계대전 승리(전승절) 80주년을 맞아 9일 오전 딸 주애와 함께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관을 방문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9일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승리 기념일(전승절)을 맞아 주북 러시아대사관을 방문해 북·러관계 발전 의지를 피력했다. 김 위원장이 러시아대사관을 찾은 건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러시아대사관을 방문해 “전체 조선인민을 대표해 러시아 연방 국가지도부와 러시아 인민에게 보내는 축원의 인사를 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형제적 러시아 인민의 위대한 승리의 날을 훌륭한 성의로 따듯이 축하하기” 위해 러시아대사관을 찾았다고 통신은 밝혔다.
김 위원장은 축하 연설에서 “위대한 소련군대와 인민이 파시즘을 타승한 승리의 날이 인류의 운명과 미래에 미친 미증유의 중대한 영향과 영원한 의의”에 대해 피력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조·로(북·러)관계의 오랜 전통과 숭고한 이념적 기초, 불패의 동맹관계를 끊임없이 공고 발전시켜 나가려는 우리 당과 정부와 인민의 확고부동한 입장”을 밝혔다고 통신은 보도했다.
김 위원장을 수행한 최선희 외무상은 이번 방문을 두고 “새 시대에 진정한 전우관계, 백년대계의 전략적 관계로 승화된 조·로 친선의 위력으로 두 나라의 자주권과 존엄, 인민의 평안과 행복,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적극 도모해 나라려는 강렬한 의지의 뚜렷한 과시”라고 말했다. 최 외무상은 “나는 이를 두 나라, 두 인민 사이의 관계 발전사에 특기할 사변적인 시각으로 간주한다”라며 “평양과 모스크바는 언제나 함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이 러시아대사관을 방문한 건 처음이다. 통일부는 “과거 중국 및 쿠바 대사관을 조의 표명 목적으로 각 1번씩 방문한 적이 있으나, 이번처럼 정치·외교적 성격의 주북 대사관 방문은 최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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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체결하는 등 밀착한 북·러관계를 앞으로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지가 담김 행보로 평가된다. 북·러는 지난달 말 쿠르스크 전투 승리를 주장하면서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공식 인정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이번 러시아 전승절에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향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별도의 단독 회담을 개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방문에는 “가장 사랑하는 따님”이 동행했다고 통신은 밝혔다. 통신이 공개한 사진에는 김 위원장의 딸 주애의 모습이 담겼다. 주애가 공식 외교행사에서 포착된 건 처음이다. 북한 매체가 주애를 이렇게 호칭한 것도 처음이다. 그간 ‘존귀하신 자제분’, ‘사랑하는 자제분’, ‘존경하는 자제분’ 등으로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