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11일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대선 후보 교체가 무산된 데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서성일 선임기자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11일 “대선 출마 결정 전후 제게 보내주신 응원과 질책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모든 것을 겸허하게 수용하고 승복하겠다”고 말했다.
한 전 총리는 이날 오전 9시30분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부족한 제게 한평생 국가를 위해 일할 기회를 주신 데 감사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날 국민의힘 당원 투표 결과 대선 후보를 한 전 총리로 교체하는 데 대한 반대가 더 많이 나와 김문수 후보가 후보 지위를 회복한 데에 승복한다는 뜻이다.
한 전 총리는 “김 후보와 지지자분들이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시기를 기원한다”며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돕겠다”고 말했다.
한 전 총리는 그러면서 “이제 저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한 사람의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간다. 제가 내린 모든 결정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제게 있다”며 “제가 사랑하는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아가기를 충심으로 소망한다”고 말했다.
분홍색 넥타이를 착용한 한 전 총리는 입장문을 40여초 간 읽은 뒤 출입기자들과 일일이 악수하고 캠프 사무실을 떠났다. 한 전 총리는 별도의 질의응답을 진행하지 않았다.
지난 1일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직에서 물러나 다음 날 대선 출마를 선언한 한 전 총리의 대선 여정은 열흘 만에 사실상 마무리됐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지난 3일 전당대회에서 김 후보가 최종 선출된 이후 한 전 총리와 단일화를 압박해왔다. 그러나 양측의 단일화 회동이 최종 무산되자 전날 새벽 김 후보의 후보 자격을 박탈했고, 한 전 총리가 심야에 입당하며 유일한 후보로 등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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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전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전 당원에게 ARS(자동응답서비스) 방식으로 ‘한 전 총리로 대선 후보를 변경하는 안건’에 대한 찬반 투표를 시행했지만 반대가 찬성보다 많아 김 후보의 후보 자격이 즉시 회복됐다.
김 후보는 이날 한 전 총리 회견에 앞서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방문해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등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