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오른쪽)와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 있는 대선 후보 사무실에서 회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1일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게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달라”고 요청했다. 한 전 총리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하겠지만 실무적으로 어떤 게 적절한지 조금 논의하는 게 좋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김 후보와 한 전 총리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 마련된 김 후보 집무실에서 만나 이같이 밝혔다. 전날 한 전 총리로 대선 후보를 교체하는 데 대한 국민의힘 전 당원 투표 결과 반대가 더 많아 김 후보가 후보 자격을 회복한 이후 두 사람의 첫 만남이다.
김 후보와 한 전 총리는 시작부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한 전 총리는 집무실에 들어서자마자 김 후보를 꼭 껴안았다. 김 후보는 이에 응하며 “제가 잘 모시겠다”고 말했고 한 전 총리는 “꼭 승리하시라”고 말했다. 한 전 총리는 자리에 앉기에 앞서 “우리 한 번 더 포옹하겠다”고 포옹하고 축하 인사를 건넸다.
김 후보는 한 전 총리를 “선배님”으로 부르며 국정 운영 역량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선거는 제가 잘 할 수 있을지 몰라도 국정 운영하고 국민 통합하고 훌륭하게 이끌어나가시는 데는 저보다 모든 면에서 많은 경험과 역량과 능력을 발휘해주시는 우리 한덕수 선배님”이라며 “제가 사부님으로 모시고 총리님 경륜을 잘 배워서 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 전 총리는 “판결이 본인들에게 불리하다고 사법부를 붕괴시켜야 되겠다고 노력하는 건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아주 정말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더불어민주당을 비판했다. 그는 “후보님의 훌륭한 리더십 하에 모두가 똘똘 뭉쳐서 국가의 기본적 체제를 무너뜨리고자 하는 분들에 대해 반드시 승리”하기를 기원했다.
다만 두 사람은 선대위원장을 맡는 문제를 두고 다소 입장이 갈렸다. 한 전 총리가 “저도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하겠다”고 하자 김 후보는 “직접 오셔서 부족한 저를 격려해주시고 도와주신다고 하니 우선 선대위원장을 맡아주셨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한 전 총리는 “당연히 우리 후보님을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해서 잘 돕도록 하겠다”면서도 “어떤 입장이 좋은지 실무적으로 조금 더 협의하는 게 좋겠다. 그렇게 허락해달라”고 일단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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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김 후보는 “감사하다”며 “우리 한덕수 선배님께서 이번 선거를 승리로 이끌 뿐 아니라 경제 위기 극복에도 확실하게 탁월한 성과를 내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전 총리는 김 후보 발언이 끝나자 “우리 모두 한번 박수”라며 참석자들과 함께 박수를 치고 김 후보와 다시 포옹하고 악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