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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도범이 가져온 고려 불상, 막을 수 없는 일본행…12년여 만에 다시 대마도로

입력 2025.05.11 11:33

수정 2025.05.11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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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0년대 왜구가 약탈, 2012년 절도범이 가져와

원소유자 서산 부석사 ‘인도 소송’ 패소로 일본에 돌려줘

금동관음보살좌상

금동관음보살좌상

왜구에 약탈됐다 절도범에 의해 국내로 들어온 고려시대 금동관음보살좌상이 12년여만에 일본으로 돌아갔다.

11일 충남 서산시와 서산 부석사 등에 따르면 전날 부석사에서 봉송법회를 마친 금동관음보살좌상이 일본으로 보내졌다. 부석사를 떠난 금동관음보살좌상은 이날 인천공항을 출발해 일본 후쿠오카를 거쳐 대마도로 향한다. 불상은 절도범에 의해 국내로 들어오기 전 원래 있던 장소인 대마도 사찰 간논지(觀音寺)에 잠시 머물다 대마도박물관에 보관될 것으로 알려졌다.

금동관세음보살좌상은 1330년 제작된 고려시대 불상이다. 50.5㎝ 높이에 무게가 38.6㎏인 이 불상은 당초 서산 부석사에 있던 것을 1378년쯤 왜구가 약탈해 갔다. 이후 1950년대 창건된 간논지에 보관돼 있었지만, 2012년 10월 절도범들이 훔쳐 국내로 들여왔다. 당시 절도범들은 국내로 밀반입한 불상을 처분하려다 경찰에 적발됐다.

원소유자인 부석사는 불상 소유권을 주장하며 국가를 상대로 ‘유체동산 인도 청구 소송’을 제기했으나 장기간의 소송 끝에 결국 패소했다. 소송 과정에서 1심 법원은 부석사의 소유권을 인정하는 취지의 판결을 했지만, 2심과 대법원에서는 다른 판단이 내려졌다. 2023년 10월 대법원이 ‘취득시효’에 따른 일본 측의 소유권을 인정하고 원고 패소 판결을 확정하면서 금동관세음보살좌상은 다시 일본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게 됐다. 불상이 있던 간논지가 20년의 취득시효 완성으로 이미 일본의 옛 민법에 따른 불상 소유권을 취득했다는 게 판결 취지였다.

충남 서산 부석사에서 지난 10일 금동관세음보살좌상 봉송법회가 열리고 있다. 서산시 제공

충남 서산 부석사에서 지난 10일 금동관세음보살좌상 봉송법회가 열리고 있다. 서산시 제공

대법원 확정 판결로 일본으로 되돌아가게 된 금동관세음보살좌상은 반환을 앞두고 올해 초 잠시 부석사로 보내졌다. 약탈된지 647년만에 부석사로 돌아온 불상은 지난 1월24일부터 100일간의 친견법회를 통해 일반에 공개됐다. 금동관세음보살좌상 친견법회에는 5만여명의 발길이 이어졌고, 2만여명이 참여한 ‘정부 환수노력 촉구 서명운동’도 벌어졌으나 일본행을 막을 수는 없었다. 불상은 지난 10일 봉송법회를 끝으로 106일만에 다시 부석사를 떠나 국내에 들어온 지 12년7개월만에 일본으로 되돌아갔다.

부석사는 현재 금동관세음보살좌상 복제품을 제작하기 위해 일본 측에 협조를 구하고 있으며, 불상이 약탈된 사실과 장기간의 분쟁 끝에 일본으로 돌아간 과정 등을 기록으로 남길 계획이다. 부석사 주지 원우 스님은 “약탈문화재나 본래 있던 장소를 떠난 문화재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정립되기 바란다”며 “과거 문제를 풀지 못하면 한일 관계는 진전될 수 없으며, 약탈된 문화재는 적어도 제자리에 돌아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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