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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값하며 살고 싶다

입력 2025.05.11 20:08

수정 2025.05.11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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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우리는 일상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얼굴을 마주하게 된다. 따뜻한 봄날 내리쬐는 햇살처럼 기분 좋은 얼굴도 만나고, 때로는 눈살이 저절로 찌푸려질 만큼 불편한 ‘꼴’과도 마주친다. 꼴불견을 넘어 분위기가 사늘해지는 꼴사나운 광경과 맞닥뜨리면 괜스레 마음 한구석이 불편해진다.

우리는 ‘꼴’이라는 단어를 유쾌하지 않은 상황과 연관 지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좋지 않은 상황을 콕 집어 ‘꼴좋다’며 빈정거리기도 하고, 엉뚱하고 어리석은 행동을 하는 사람에게는 ‘꼴값한다’거나 ‘꼴값을 떤다’며 핀잔을 주기도 한다. ‘꼴’은 주로 마뜩잖은 상황이나 눈에 거슬리는 모습, 우스꽝스러운 행동 등 부정적인 맥락에서 사용된다. ‘꼴’도 보기 싫을 만큼 불쾌한 인식을 담고 있다.

‘꼴’이 태생적으로 어둡거나 나쁜 단어는 아니었다. ‘꼴’의 뿌리를 찾아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면 ‘골’이라는 단어와 만나게 된다. ‘꼴’의 옛말이 ‘골’이다. 사물의 모양새나 됨됨이를 가리켰다. 당시 ‘골’은 지금처럼 부정적인 뜻이라기보다 중립적인 의미에 가까웠다. 흔히 말하는 ‘꼴값’은 예전에는 ‘골값’이었다. ‘모양(얼굴)이나 됨됨이에 해당하는 값어치’라는 의미다.

흥미로운 점은 ‘골값’이 ‘꼴값’으로 변하면서 부정적인 의미가 강해졌다는 사실이다. 단순히 자신의 ‘모양’이나 ‘됨됨이’에 맞는 ‘값어치’를 한다는 의미를 넘어, 어느덧 ‘제 분수를 모르고 격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한다’는 비판적인 의미로 확장되었다. 본래의 가치보다 지나치게 자신을 높게 평가하거나 과장된 행동을 보일 때, 우리는 ‘꼴값한다’며 언짢은 감정을 드러내곤 한다.

말이 거칠어지다 보니 마음도 덩달아 메말라가는 듯하다. ‘골’이 ‘꼴’로 바뀌면서 발음이 세진 만큼, 그 의미 또한 부정적인 색채를 띠게 된 것 같다. 우리는 제 분수도 모르고 욕심을 부리는 이에게 ‘꼴값한다’고 말하지만, 진정 존중받을 이는 자신의 값어치를 알고 ‘꼴값(얼굴값)하며’ 살아가는 사람이다. 꼴값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존중받는 사회를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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