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부활 삼종기도서 ‘종전·평화’ 강조
우크라이나 평화·가자지구 휴전과 인질 석방 촉구
세계 강대국들에게 평화 호소

레오 14세 교황이 11일(현지시간) 첫 주일 축복을 위해 성 베드로 대성당 중앙 발코니에 나타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제267대 교황으로 새로 선출된 레오 14세가 첫 부활 삼종기도에서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 등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을 멈출 것을 촉구했다.
AP·AFP통신 등에 따르면 레오 14세 교황은 11일(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 모인 군중 앞에 등장해 “더 이상의 전쟁은 안 된다”며 종전과 평화의 메시지를 강조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이날 교황 선출 이후 처음으로 성베드로 대성전 발코니에서 주일 기도를 집전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6000만명이 사망한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지 80주년이 됐다고 언급하면서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는 분쟁에 대해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을 인용해 “제3차 세계대전이 조각조각 벌어지는 극적인 상황을 겪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세계 강국들에게 다시 한 번 시급한 호소를 전한다”며 “전쟁은 이제 그만!”이라고 외쳤다.
레오 14세 교황은 우크라이나에 “진정하고 정의롭고 지속가능한 평화”를 이루기 위한 협상을 촉구하고,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참혹한 사태에 대해 “깊은 슬픔”을 표하며 휴전을 촉구했다. 그는 “지친 민간인에게 인도적 지원이 제공돼야 하며, 모든 인질들은 반드시 석방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인도와 파키스탄의 휴전에 대해선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에 ‘평화의 기적’이 허락되기를 기도한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교황이 분열된 교회와 복잡한 지정학적 갈등 속에서 통합의 상징이 되어기를 바라는 기대가 높은 가운데, 레오 14세 교황은 이날 세계 정세에 대한 직접적 언급을 주저하지 않고 평화를 호소했다.

레오 14세 교황이 11일(현지시간) 첫 주일 축복을 위해 성 베드로 대성당 중앙 발코니에 나타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페루 치클라요의 신자들이 11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교황 레오 14세가 선출 후 첫 주일 축복을 위해 성 베드로 대성당 중앙 발코니에 나타나자 깃발을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날 레오 14세 교황은 선출 이후 두 번째 공식 석상에 섰다. 새로운 교황을 보기 위해 순례자들과 신자들이 성베드로 광장을 가득 메웠다.
성베드로 광장에서 이를 지켜보던 페루의 케추아족 출신 알레한드리나 에스피노사(59)는 “교황은 잊혀지고 버림받은 이들을 향해 자신의 사명을 다했다”며 “레오 14세 교황이 모든 종교의 뜻을 모아 세상을 구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인류는 서로를 죽이며 인도주의적 위기를 겪고 있다”고 AFP에 말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 이틀째인 지난 8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후임자로 선출됐다. 레오 14세 교황의 즉위미사는 오는 18일 거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