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3연패 뒤 첫승 ‘기사회생’…LG 챔프전 최소득점으로 묶어

프로농구 서울 SK 전희철 감독이 11일 창원 LG와의 챔피언결정전 4차전 도중 코트 안 선수들을 향해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창단 첫 챔피언 등극을 직접 본다는 기대감에 창원의 열기는 뜨거웠다. 한때 리그 꼴찌를 벗어나지 못했던 창원 LG가 창단 첫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우승까지 1승만 남긴 채 맞이한 2024~2025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4차전은 LG 팬들이 홈에서 첫 우승을 직관할 기회였다.
온라인 예매는 지난 8일 오후 3시 시작되자마자 2분 만에 매진됐고, 300장 남은 입장권 현장 판매분을 구하려는 팬들은 10일 밤부터 긴 줄을 늘어섰다. 4차전이 열린 11일 창원실내체육관의 관중석은 LG를 상징하는 노란색으로 물들었다.
그러나 정규리그 1위 서울 SK가 마지막 자존심을 세웠다. “새로운 역사를 다시 쓰는 날”이라고 강조했던 전희철 감독의 말과 함께 SK가 벼랑 끝에서 승리했다.
챔피언결정전 1~3차전을 모두 진 SK는 이날 4차전에서 73-48로 압승을 거뒀다. 이날 LG가 기록한 48득점은 역대 챔피언결정전 한 팀 최소 득점 기록이다. 2011년 전주 KCC가 갖고 있던 종전 기록(54점)보다 6점이나 적다.
SK는 올 시즌 역대 최소경기(46경기)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한 최강 팀이지만 한 수 아래로 여겼던 LG와의 챔피언결정전에선 내리 3연패 했다. 강점인 속공이 틀어막히고 돌파구가 돼야 할 외곽슛까지 터지지 않았다. 특히 3점슛 성공률은 챔피언결정전에서 23.7%까지 떨어졌다.
마지막에 몰린 4차전에서는 달랐다. 김선형(15점), 안영준(13점), 오세근(11점)이 경기 초반부터 정교한 3점 슛을 쏘아올리더니 김형빈(8점)까지 고비마다 외곽에서 힘을 보태면서 주도권을 잡았다. 1쿼터를 26-7로 앞서면서 기세를 올린 SK는 전반 한때 점수를 23점 차까지 벌리며 신바람을 냈다.
수비 범위를 넓히면서 LG의 공격을 틀어막은 것이 주효했다. 챔피언결정전 들어 해결사로 자리한 칼 타마요(7점)가 처음으로 한 자릿수 득점에 묶였다. SK가 전반 실책을 한 개도 저지르지 않은 반면 LG의 실책은 6개나 나왔다.
SK도 위기는 있었다. 실수 하나 없던 말끔한 경기 운영이 3쿼터 들어 무너졌다. LG 아셈 마레이(10점)의 끈질긴 수비에 공격이 꼬이면서 47-33까지 추격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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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체력이 소진된 마레이가 야투(29%)와 자유투(50%) 모두 저조한 성공률로 추격의 동력을 잃자 SK는 김선형과 오세근의 잇단 3점슛으로 다시 점수를 벌려 3쿼터를 56-33으로 앞선 채 마쳤다. 4쿼터 들어 김선형과 자밀 워니(14점)의 속공까지 살아나면서 SK는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SK는 다시 홈으로 돌아간다. 13일 잠실에서 LG와 5차전에 나선다. 전희철 감독은 승리 뒤 “홈팬들에게 최소 한 번은 승리를 보여드리고 싶다. 일단 6~7차전은 잊고 5차전만 생각하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